《생활 속 필수품으로 널리 쓰이면서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도 변신하는 유리. 사람들은 언제부터 유리를 사용하기 시작했을까.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에서 27일부터 시작되는 특별전 ‘유리, 삼천 년의 이야기-지중해·서아시아의 고대 유리’ 전에서는 유리공예의 오랜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어동이와 함께 주요 전시 작품들을 미리 살펴보자.》

 

 

 

 

 

 

 

 

실레누스 모자이크 유리판

 

지중해 동쪽 지역에서 기원전 3세기말∼기원후 1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

 

유리에 어떻게 이런 그림을 새기는지 궁금하지? 이 유리판은 모자이크 기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래. 뜨거운 불에 녹는 유리의 성질을 이용해서 다양한 색깔의 유리막대들을 모아 붙여 이런 문양을 만드는 거야. 이 유리판 속 인물은 ‘실레누스’라고 해. 실레누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스승이야.

 

 

모자이크 구슬

 

지중해 동쪽 지역 혹은 이집트에서 기원전 3세기∼기원후 1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

 

기원전 3세기쯤에는 사람 얼굴이나 모자이크 문양이 들어간 유리구슬이 많이 제작되었단다. 당시 서아시아지역 사람들은 이런 구슬로 몸을 치장하기도 했지만, 구슬을 몸을 보호해주는 부적과 같이 여겨 무척 소중히 여겼대.

 

 

동물모양 각배

 

지중해 동쪽 지역에서 2∼3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

 

‘각배’란 말을 타고 떠도는 유목민들이 동물의 뿔을 컵 대신 사용하던 것을 따라 금속이나 도자기로 만든 뿔 모양의 술잔을 말한단다. 유리로 만든 이 각배의 곡선이 참 예쁘지? 맨 아래쪽 뿔 부분은 따로 만들어 붙인 거래.

 

 

얼굴 모양 병

 

지중해 동쪽 지역에서 3∼4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

 

기원전 1세기 쯤 유리 제작 역사상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대롱불기 기법’이 개발된단다. 속이 빈 긴 대롱의 끝에 유리물을 묻히고, 대롱에 숨을 불어넣어 유리를 부풀려서 병이나 그릇을 만드는 거지. 이 기법으로 불과 몇 분 만에 그릇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유리가 서민들의 생활용품으로 널리 쓰이게 돼. 이 병도 대롱불기 기법으로 만들어졌어. 사람의 얼굴이 새겨진 병은 1∼5세기 로마 제국 내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기름을 넣는 용도로 사용됐대.

 

 

커트 장식 잔

 

이란에서 7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

 

대롱으로 유리를 불어 유리컵의 형태를 먼저 만든 다음, 유리가 식으면 숫돌(그라인더)을 이용해 표면에 모양을 내는 것을 ‘커트 장식’이라 불러. 초기 이슬람 시대에는 이처럼 얇은 벽을 가진 커트 장식 용기가 대량으로 생산돼서 왕궁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널리 사용하게 됐단다.

 

 

에나멜 장식 병

 

시리아, 이집트 등지에서 14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

 

12세기부터 유리용기에 반짝반짝 윤기가 나게 하는 에나멜 페인트로 색을 칠하기 시작하면서 호화로운 장식 유리가 유행하기 시작해. 에나멜 채색이란 적색, 청색, 백색 등의 광택이 나는 금속성 안료로 유리에 그림을 그린 후 다시 한 번 낮은 온도로 구워 장식을 유리 표면에 고정시키는 기법이야. 만들기 어렵고 가격이 비쌌지만 정교하면서도 밝은 색깔을 유리에 입힐 수 있어 인기를 끌었지. 코란(이슬람의 성스러운 경전)의 구절이나, 주문자의 이름과 직위를 알리는 문장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대.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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