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일(일)은 어린이날이에요. 어린이들이 슬기롭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도록 1922년 제정된 기념일이지요.

유례없는 저출산을 겪는 우리나라에선 최근 어린이들이 즐겁게 뛰놀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요. 어린이의 출입을 제한하는 노키즈존이 늘어나고, 공차기를 하지 말라는 현수막이 게재된 어린이공원도 등장해 논란이 일었지요.

이런 상황 속 어린이들은 어떤 놀이공간을 꿈꿀까요? 어린이동아 독자들에게 ‘자신이 놀이터 설계자라면 어떤 놀이터를 만들고 싶은지’를 물었어요. 어린이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소개합니다.

학업 스트레스 Bye! 

고학년이 되니 공부해야 할 과목과 수행평가가 많아져 공부량이 늘었어요. 학업 스트레스가 갈수록 쌓이지만 집 근처엔 고학년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가 없어요. 시소나 미끄럼틀이 몸에 비해 작고 높이도 낮거든요. 그래서 학년이 높아질수록 놀이터와는 멀어지고 결국 스마트폰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고학년들도 재밌게 놀며 학업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스릴만점’ 놀이터가 생기면 좋겠어요. 기울기가 가파르고 길이도 긴 미끄럼틀을 갖추고 친구들과 수다 떨 수 있는 작은 텐트도 있으면 좋겠어요. 스마트폰 ‘톡’ 보다는 친구들끼리 만나서 대화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재미있는 놀이기구도 타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잘대다 보면 어린이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뻥!’ 날릴 수 있을 거예요. 

▶홍리엘(경기 용인시 초당초 6)

키는 쑥~ 지방은 쏙~ 

어린이 비만율이 갈수록 높아진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그네, 미끄럼틀, 시소만 있는 ‘뻔’한 놀이터 말고 재미와 운동 모두 잡은 ‘Fun(재미있는)’한 놀이터를 만들면 어떨까요? 트램펄린이 있으면 폴짝폴짝 뛰면서 키도 커지고 살도 빠질 거예요. 점프를 하면서 기분이 상쾌해지는 건 덤이고요.

넘어져도 다치지 않고 즐겁게 놀 수 있도록 놀이터에 푹신푹신한 잔디 공터도 두고 싶어요. 단체 줄넘기, 술래잡기, 배드민턴 등을 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놀이터에 체육 선생님도 계시면 좋겠어요. 선생님이 안전 수칙을 바탕으로 지도해주면 모두 함께 어울려 놀 수 있을 거예요.

▶이로이(서울 서대문구 서울연가초 3)

숲에서 즐기는 짜릿한 집라인

놀이터 주변을 숲처럼 꾸미면 어떨까요? 도심 속 놀이터 주변에 나무를 많이 심어 마치 숲처럼 꾸미는 거죠. 숲 같은 놀이터에 집라인을 설치한다면 어린이들이 마치 타잔이 된 듯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겠죠?

놀이터 옆 숲에선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같은 곤충과 토끼, 강아지, 고양이 같은 동물도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어린이들이 놀면서 자연스레 생태 공부까지 함께 할 수 있을 거예요. 숲에서 놀고, 동식물을 관찰하며 관찰 일지도 쓸 수 있는 놀이터. 정말 근사하지 않나요?

▶정찬수(경북 경산시 홈스쿨링 11세)

영양 듬뿍 담긴 간식 꾸러미 

놀이터에서 1∼2시간 얼음땡, 술래잡기 등을 하며 뛰놀다 보면 금세 배고프고 목이 말라요. 과자 한 봉지, 음료수 한 병을 사면 용돈도 금방 바닥나버리고 말지요.

놀이터에 어린이를 위한 간식 부스가 있으면 어떨까요? 식품 회사가 어린이를 위해 만든 건강한 간식을 제공하는 거죠. 어린이들은 놀면서 배를 채울 수 있어서 좋고, 식품 회사는 마케팅 효과를 높일 수 있으니 좋을 거예요. 

▶김시아(경기 용인시 솔개초 4)

뛰놀지! 만들지! 에너지! 

어린이들이 뛰놀며 생기는 운동 에너지를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놀이터를 만들고 싶어요. 놀이터 곳곳에 설치된 전광판에 어린이들이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만들었는지 띄워주는 거죠. 게임처럼 재미도 있고, 어린이들이 환경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을 거예요. 놀이터 한편엔 휴게 공간을 만들어서 어린이들이 만든 에너지로 핸드폰도 충전하고, 선풍기도 돌리고, 노래도 틀면 좋겠어요. 어린이들은 재미있게 놀면서 에너지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용되는지 알 수 있어서 과학 공부도 할 수 있을 거예요.

▶박현아(서울 강남구 서울언북초 6)



​

▶어린이동아 남동연 기자 nam0116@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