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초는 다양한 해양생물의 서식지로, 풍부한 산소와 먹이를 제공한다. 스페이스닷컴 홈페이지 캡처

오늘(10일)은 지구온난화와 해양오염으로 인해 사막화되고 있는 바다를 살리기 위해 지정된 ‘바다식목일’. 물로 가득한 바다가 사막화 되고 있다니! 바다사막화는 해조류가 병들고 바다 밑에서 살아가는 생물이 감소해 생명력이 메마르는 현상을 말해요. 나무를 가꾸고 아끼는 식목일처럼 바다 생태계를 지켜야 하는 것.

환경과 인간에 이로운 숲이 육지에만 있는 건 아니랍니다. 바다 생물들이 무리 지어 사는 해역을 ‘바다숲’이라고 해요. 바다의 오염물질을 정화하고 생물들의 서식처가 되어주는 소중한 존재지만 갈수록 뜨거워지는 환경에 바다숲이 하얗게 변해 죽는 ‘백화 현상’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어요. 점점 더 큰 위협에 놓이고 있는 바다 생태계를 구하기 위해 바다숲을 이루는 산호초를 복원하는 기발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요.

건강한 바다 밑에는 “뽀록뽁뽁” 소리가

미국 우즈홀 해양학연구소에서 건강한 산호 소리로 산호 유생을 모으는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 우즈홀 해양학연구소 제공

미국 우즈홀 해양학연구소는 건강한 산호의 소리가 산호 유생(어린 생물)의 정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어요. 해양 생물들에게 먹이와 쉼터를 제공하는 산호는 사실 식물이 아니에요. 말미잘, 해파리와 같은 자포동물에 속하지요. 촉수를 움직여 먹이를 잡아먹는 산호는 한번 자리를 잡으면 오랫동안 이동하지 않고 머물면서 나뭇가지 모양의 산호초를 이뤄요.

연구진은 정착지를 찾기 위해 바다를 떠다니는 산호 유생이 건강한 소리가 나는 곳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건강한 산호초에선 생물들이 내는 생명의 소리가 가득해요. 반면 백화 현상이 일어난 산호초 주변에는 해양 생물도 모두 떠나 고요하지요. 소리가 없는 곳엔 산호 유생마저 새롭게 정착하지 않아 새 생명이 자라지 않고 계속해서 황폐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

연구진은 산호초가 군락(떼를 지어 자라는 집단)을 이루는 세 지역 중 한 곳에만 수중 스피커를 설치해 건강한 산호 소리를 들려줬어요. 그 결과, 스피커를 설치한 곳에 정착한 산호 유생이 다른 두 곳에 비해 최대 7배까지 더 많았어요. 스피커로부터 가장 먼, 30m 떨어진 곳에도 스피커가 없는 두 곳보다 더 많은 유생이 자리잡았지요.

산호 성장 돕고, 인공 산호 만들고!

아키리프가 개발한 산호 타일을 호이하완 해양공원에 설치한 모습. 아키리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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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왕립해양연구소가 버려진 배나무로 만든 인공 산호초. 네덜란드 왕립해양연구소 제공

3D(3차원) 프린팅 기술로 산호초 복원을 돕는 연구도 이뤄지고 있어요. 홍콩 기업 아키리프는 천연 재료인 진흙을 이용해 3D 프린터로 산호 타일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어요. 3D로 인쇄한 점토를 1125도에 구워 제작되는 산호 타일은 지름 60㎝ 크기로, 표면에는 미로 같은 길이 나 있어요.

이를 홍콩 호이하완 해양공원의 세 지점에 부착한 결과, 산호초의 95%가 살아나는 효과가 나타났어요. 타일이 산호가 기대어 자랄 수 있는 지지대 역할을 해준 동시에 자외선과 폭염으로부터 산호를 보호해주었지요. 향후 산호 타일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산호의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여요.

산호는 연평균 0.5∼2㎝ 정도 자랄 만큼 성장 속도가 더뎌서 산호초를 조성하는 데 매우 오랜 시간이 필요해요. 이에 인공 산호초를 개발하는 시도도 이어져요. 지난해 네덜란드 왕립해양연구소 연구진은 버려진 배나무로 한 면이 3m 정도 되는 피라미드 모양의 인공 산호초를 만들었어요. 그리곤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와 접하는 와든 해에 떨어뜨렸지요.

6개월 뒤 연구진은 인공 산호초 주변에 다양한 생물들이 몰려든 것을 확인했어요. 인공 산호초 표면에 붙어 살아가는 해양생물만 15종 이상이었지요. 또 인공 산호초가 있는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3배나 더 많은 물고기들이 서식했어요.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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