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에게 3월 14일은 ‘화이트데이’로 더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수학계에서는 ‘파이(π)데이’로 통한다.
원 둘레와 지름 간의 길이 비율인 원주율이 3.14이기 때문. 3월 14일과 숫자 배열이 같다. 198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탐험박물관에서 직원들이 파이(Pie)를 먹으며 원형광장을 돈 것이 첫 번째 ‘파이데이’ 행사다.
초등학교 수학 과정에서는 ‘파이’를 배우지 않지만 초등생 어린이들이 ‘파이데이’를 기념하기 위해 서울 동대문구 고등과학원을 14일 찾았다.

 

●종이접기로 배우는 파이
종이접기로 ‘원의 둘레’를 배우는 시간.
어린이들은 ‘원의 지름×3.14=원의 둘레’라는 공식을 색종이로 확인했다. 이 공식은 중학교 때 나온다.
어린이들은 원 모양 색종이를 피자 조각처럼 잘라내 8개의 조각을 만들었다. 이때 조각들의 크기와 모양은 모두 같아야 한다.
조각들을 엇갈리게 배열해 평행사변형 형태를 만든다. 물론 원을 조각낸 것이기 때문에 평행사변형의 윗변과 아랫변은 울퉁불퉁하다. 윗변의 양 끝을 자로 잰다. 아랫변도 마찬가지. 두 길이를 더하면 ‘원의 둘레’와 비슷한 값이 나온다.
원 모양 색종이를 10개 20개 30개 조각으로 만들어 같은 활동을 반복해보자. ‘원의 지름×3.14’로 구한 값과 점점 가까워지게 된다.
경기 포천시 어린이학교 5학년 최지원 양은 “어렵기는 하지만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수학기호 중 하나라는 것을 배웠다”며 “일상생활에서도 유용하게 쓰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이 14일 ‘파이데이’를 맞아 서울 동대문구 고등과학원을 찾아 종이접기 작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파이 잘 외는 방법은?
원주율은 간단하게 3.14로 쓰이지만 실제로는 3.14159265359…로 끝없이 이어진다.
어린이들은 ‘파이’의 숫자만큼 글씨를 써서 글을 완성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서울 목동초교 5학년 김미래 양의 글.
3: 파이란
1: 왜
4: 있는 걸까
1: 왜
5: 수학자들은
9: 원주율을 발견했을까
2: 파이
6: 원주율은 파이
5: 길고 긴 파이
3: 어려워
5: 외우기 힘든
9: 길고 긴 원주율은 파이
서울 홍릉초교 6학년 이하은 양은 긴 숫자를 쉽게 외우는 방법을 공개했다.
“산토끼 노래에 맞춰서 숫자를 외우세요. 노래를 계속 부르다 보면 입에 익어서 쉽게 외울 수 있습니다.”

 

< 글·사진 이지현 기자 edith@donga.com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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