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이 운영하는 인터넷 지도 서비스인 ‘구글맵’에서 흑인을 비하(업신여겨 낮춤)하는 단어인 ‘검둥이(nigger)’가 포함된 ‘검둥이의 집(nigger house)’을 치면 ‘백악관(White House)’이 검색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미국 일간신문인 워싱턴포스트는 구글맵에서 미국 워싱턴D.C 지역을 지정한 뒤 ‘검둥이 집’이나 ‘검둥이 왕(nigger king)’을 치면 백악관이 나온다고 최근 보도했다. “백악관에 사는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를 비하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글 측은 바로 사과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구글 측은 “나와서는 안 될 부적절한 검색 결과가 나왔다”며 “모욕감을 느낀 분들께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IT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말하는 특정 문구와 용어를 지도의 장소와 연결하는 구글의 검색 방법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검둥이’를 뜻하는 영어단어인 ‘nigger’은 흑인을 가리키는 굉장히 모욕적인 말입니다. 이렇게 피부색이 인종차별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지금 여러분 앞에 크레파스가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은 자신의 얼굴을 색칠할 때 어떤 색을 선택할 것인가요?

대부분 여러분 살의 색과 비슷한 ‘살구색’을 집어들 것입니다. 살구색은 우리와 같은 동양인의 피부색과 닮은 색이지요.

하지만 ‘살구색’만을 ‘살색’이라고 부를 수는 없어요. 백옥처럼 하얀 피부, 초콜릿과 같은 구릿빛 피부, 윤기 나는 검은 피부 등 세상에는 다양한 ‘살색’이 존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살색’이라는 용어를 ‘인종차별을 부추기고 외국에서 온 이주민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말’로 분류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답니다. 여러분도 ‘살색’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피부색을 하나로 한정짓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