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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셀카봉으로 생각하기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5-03-02 04: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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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봉으로 셀카를 찍는 관광객들. 뉴시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등 미국의 유명 박물관과 미술관이 전시장에서의 셀카봉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작품과 관람객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박물관 측은 설명한다. 긴 셀카봉이 전시물을 파손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관람까지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면 늘 셀카봉이 있다. 영화 ‘국제시장’에 나와 화제가 된 부산의 국제시장 꽃분이네 가게 앞에도, 서울의 *북촌 *서촌 인사동에도, 박물관 미술관에도 여기저기 셀카봉이 솟구쳐 오른다.

 

무엇 하나 인기를 끌면 폭발하듯 대세를 장악해버리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우리네 최근 풍조다. 유행이 퍼져나가는 속도는 매우 빠르다.

 

국제시장 꽃분이네가 인기 코스로 떠올라 많은 이가 그 앞에서 열심히 셀카봉을 들어올리는 것도, 사람들이 몰리자 건물 주인이 임대료(빌려준 대가로 받는 돈)를 올려달라고 해서 가게 주인이 장사를 접어야 할 뻔했던 것도, 주변의 도움으로 다시 가게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그러자 이번엔 그 옆집 가게 주인이 자리를 비워 주어야 할 상황이 벌어진 것까지. 예상치 못했던 반전에 반전이 모두 순식간에 벌어졌다.

 

서울의 서촌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서촌을 두고 근대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 명분으로 서촌을 찾는다. 인왕산으로 오르는 서촌의 골목골목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셀카봉 역시 빠질 수 없다.

 

그런데 문화는 보이지 않고 카페와 음식점, 무언가를 사고파는 사람들만 보인다. 인왕산 자락에 모여들었던 조선시대 예술인들의 흔적, 근대 문화예술인들의 숨결을 찾아볼 기회는 거의 없다.

 

서촌과 북촌 일대는 지겨울 정도로 골목까지 카페가 파고들고 있다. 며칠에 하나씩 주택 담장이 헐리고 멋진 카페가 문을 연다. 곧이어 사람들이 몰려와 차를 마시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카페가 세력을 얻으면서 임대료는 올라가고 돈이 부족한 주민들은 하나둘 떠나가고 있다. 손님이 와서 주인을 밀어내는 형편이다.

 

지나친 관심, 지나친 관광이 국제시장 꽃분이네를 위기에 빠뜨렸고 북촌과 서촌에 원래 살던 주민들을 떠나가게 하는 이 모습은 안타깝게도 엄연한 현실이다.

 

※ 상식UP

 

북촌: 서울 종로구 재동, 가회동, 삼청동 등에 걸쳐 있던 마을. 청계천의 북쪽에 있어 ‘북촌(北村)’이라 불린다. 이곳에는 예로부터 조선시대 왕족이나 높은 관직에 있던 사람들이 많이 살았다.

 

서촌: 서울 종로구 청운동, 효자동, 사직동 일대에 있는 마을. 경복궁의 서쪽에 있다고 해서 ‘서촌(西村)’이라 불린다. 조선시대 화가인 정선과 서화가(글씨, 그림을 그리는 사람)인 김정희가 이곳에 살았으며 근대에 들어서는 화가 이중섭, 시인 이상 등이 이곳에 살았다.

 

동아일보 2월 18일자 이광표 정책사회부장 칼럼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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