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아래)를 베낀 듯한 인도네시아판 ‘별 그대’

SBS의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15세 이상 관람·줄임말 ‘별 그대’)의 내용을 그대로 베낀 듯한 드라마가 인도네시아에서 방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은 SBS와 정식 계약을 맺은 리메이크 작품이 아닌 표절(다른 사람의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몰래 따가 쓰는 행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의 한 온라인매체는 인도네시아에서 배우 전지현, 김수현이 주연을 맡은 ‘별 그대’와 비슷한 내용의 드라마가 지난달 28일부터 방영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의 방송사 RCTI에서 방영되는 이 드라마의 이름은 ‘까우 양 버라살 다리 빈땅(Kau Yang Berasal Dari Bintang)’. 인도네시아어로 ‘별에서 온 그대’라는 뜻이다. 이 드라마는 지구에서 온 외계인이 톱스타 여주인공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으로 우리나라의 ‘별 그대’와 내용이 매우 비슷하다.

이에 대해 SBS 측은 “인도네시아판 ‘별 그대’는 정식 수출계약을 맺은 작품이 아니다”면서 “인도네시아의 다른 기업과 판권(저작권을 가진 사람과 계약하여 그 저작물을 이용, 판매하는데 발생하는 이익을 차지할 수 있는 권리) 판매를 협의하던 중에 이 드라마가 나왔으며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SBS 드라마 ‘별 그대’는 먼저 출간된 만화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만화가 강경옥 씨는 “이 드라마는 내가 지난 2007년에 출

간한 만화 ‘설희’와 이야기 전개가 비슷하다”면서 “드라마 제작사 측을 고소하겠다”는 뜻을 최근 밝혔다.

▶요즘 아시아권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방송 프로그램들이 뜨거운 인기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별 그대’에 대한 인기는 대단하지요. 드라마 속 여자 주인공 전지현이 입은 패션과 먹는 음식까지 중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뜨거운 유행으로 번지고 있으니까요.

해외 방송사에서 우리나라의 드라마를 방영하려면 해당 드라마에 대한 판권을 구입해야 합니다.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프로그램의 포맷(방송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구성 틀과 진행방식)을 사들여 그 나라의 버전으로 다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의 인기 프로그램의 내용을 그대로 베끼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면 그만큼 우리 아이디어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게 됩니다. 한류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루빨리 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