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공공정책 토크] 원예 산업 선도하는 매력에 영양학적 가치도 뛰어나
  • 어린이동아 취재팀 기자
  • 2024-01-23 23:46:00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농촌진흥청의 신박한 농업이야기: 겨울의 달콤한 선물 ‘딸기’


농촌진흥청 제공



상큼한 과즙과 부드러운 과육으로 남녀노소 사랑받는 딸기. 우리나라 딸기 생산액은 1조5000억 원으로 원예 산업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특히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끌어 수출 물량과 국가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 우리나라 딸기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넘어 미국, 캐나다에서도 인기를 더해가는 중이다.

영양학적 가치 뛰어난 딸기의 매력


대부분 딸기를 간식이나 후식으로 여기지만 사실 딸기는 풍부한 기능성 물질을 지닌, 영양학적으로 매우 균형 잡힌 식품이다. 딸기에는 피로 해소, 해독작용을 돕는 비타민C가 100g당 67㎎이 함유돼 있다. 또한 섬유질 등을 다량 지니고 있어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 예방 효과도 입증됐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임산부에게 하루 500∼600μg의 엽산 복용을 권장하는데, 딸기는 엽산을 100g당 54μg가량 함유해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에 유익하다. 항산화, 항암 효과가 있는 피세틴(fisetin)은 딸기 1g당 160μg이 들어 있다. 미국암연구협회는 피세틴이 풍부한 딸기가 암 발병 위험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딸기의 붉은 색을 나타내는 기능성 성분인 안토시아닌은 혈관을 보호한다. 딸기는 철분도 풍부해 빈혈에 시달리는 성장기 아이들이나 임산부에게 그만이다.


로열티에 맞선 품종 개발 박차


우리나라의 딸기 품종 개량은 1970년대 초반 농촌진흥청 원예시험장(현재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본격적으로 딸기 품종 개발에 착수하며 시작됐다.


당시 개발된 품종 중 ‘수홍’은 탄저병에 대한 저항성이 뛰어나 1990년대에 많이 재배됐다. 이후 봄철 수확량이 많은 육보(레드펄)와 첫 수확이 빠른 장희(아끼히메) 등 일본 품종이 우리나라에 도입되면서 2000년대 초반에는 일본 품종이 전체 재배의 90% 가까이 차지했다.


이후 우리나라와 일본이 2002년 1월 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에 가입하면서 우리나라 딸기농가는 ‘로열티’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2006년 한일 간 로열티 협상 당시 일본 측은 일본에서 개발한 육보와 장희 품종의 대일 수출을 제한하면서 1000㎡당 5만 원의 로열티 지불을 요구했다. 일본 품종의 재배 면적을 추산했을 때 당시 기준으로 해마다 36억 원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했던 것.


이에 2000년대 중반부터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을 비롯한 농촌진흥기관은 로열티 문제를 극복하고, 일본 품종을 대체할 딸기 품종 개발·보급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2006년 1월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을 중심으로 도·시·군 농업기술센터, 국·공립 연구기관을 비롯해 대학 등 학계, 산업체가 망라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의 딸기 전문가가 모두 모인 딸기연구사업단이 출범하게 됐다. 당도가 높고 열매가 큰 국산 딸기 신품종을 개발해 보급을 확대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눈 속의 향기 ‘설향’ 전국 딸기 81% 점유


설향은 딸기 품종 국산화의 중요한 변곡점이 된 품종이다. 딸기시험장에서 개발한 설향은 현재 전체 딸기의 81%를 점유하며 대표적인 국산 품종으로 자리매김했다. 꽃이 빨리 피고 생육이 좋은 장희와 병에 강하고 저장성이 좋은 육보를 교배한 설향은 생육이 좋고 알이 크다.


재배 농가에도, 소비자에게도 인기 좋은 품종이 바로 설향이다. 흰가루병에 강해 재배 농가의 선호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하고 과실이 커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눈 속의 향기’라는 이름 그대로 이른 봄에 맛볼 수 있어서 딸기를 겨울 제철 과일로 만들었다. 순식간에 농가에 보급되면서 일본 품종의 점유율을 뛰어넘고, 딸기 국산화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좋은 품종을 개발·홍보·보급한 덕에 달성한 결과였다. 설향 이후 다양한 딸기 품종이 육성됐다. 딸기 품종의 활발한 출원으로 국산 품종 점유율은 해마다 증가해왔다. 2005년 9%에서 2010년 61%, 현재는 98%에 이른다.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생산액 역시 꾸준히 증가하면서 2005년과 비교해 딸기 생산액은 약 2배 늘었다. 150여 년의 재배 역사를 가진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50여 년의 짧은 품종 육성 역사를 가졌지만, 로열티 문제를 극복하고 국산 딸기 품종을 소비자의 식탁에 올린 것은 우리나라 농업 역사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다.


농촌진흥기관은 농업인들이 새로운 품종을 재배할 때 겪을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노력해왔다. 딸기 품종 재배 시 현장기술지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강구하고 있다.


귀농·청년 농업인까지 선호하는 고설재배


재배 방식이 변하면서 생산량 증대를 이뤄냈다. 1985년까지 딸기는 대부분 노지 재배였지만 1990년대부터 비닐하우스 내의 시설재배로 전환됐다. 자연스럽게 생산성이 향상되고 소득도 증가했다. 시설재배가 일반화되면서 6월 초여름이 제철이던 딸기가 겨울 대표 과실로 변신하기도 했다.


또한 토양에서 재배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고설 수경재배 방식으로 작업 효율을 향상시키는 추세다. 고설재배는 땅 위에 재배 베드를 설치해 서서 재배하는 방식으로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굽혀 작업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방식은 노동 환경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딸기 재배에도 유리하다. 토양의 염류 집적이나 토양 전염성 병해충 발생 빈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 고소득 작물인 딸기로 새롭게 농사를 시작하는 귀농·귀촌 인력과 청년 농업인 중 많은 이들이 딸기 고설재배를 택하는 이유다. 2011년 전체 딸기 재배 면적의 4%에 불과하던 고설 수경재배 방식은 2021년 기준 38%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농촌진흥기관은 딸기 고설재배를 위한 영농기술을 개발해 보급하는 노력을 기울여 고설재배 면적 증대에 기여했다. 딸기 고설재배용 표준 벤치를 설계해 규격화하고, 고설재배에 적합한 배지 조성을 연구하는 등 다양한 기술을 농가에 보급했다.


품질관리기술, K-딸기 고유 특성 유지 배경


딸기 수출은 2007년 986t(톤)에서 2022년 4025t으로 15년 새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출 증가 배경에는 뛰어난 품질관리기술이 있다. K-딸기가 지닌 고유의 특성을 유지해 신선하게 수출하려면 재배기술 못지않게 수확 후 상품화하는 품질관리기술이 중요하다. 딸기는 수확한 뒤부터 물러짐과 곰팡이 등으로 품질이 떨어지기 쉽기에 수출할 때는 일주일 이상 보관이 가능하도록 신선도 유지 기술이 필요하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딸기의 단단함을 유지하고, 곰팡이 번식을 억제해 품질과 신선도를 보존하도록 동시복합처리(이산화탄소+이산화염소) 기술을 개발해 수출현장에 보급했다.


세계 최고 반열에 우뚝 서길


최근 고설재배를 통한 새로운 농업의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체험형 농장, 베이커리 가공 등의 고부가가치 산업과 연계한 성공 모델 개발이 그것. 딸기 수확 체험은 아이들 교육용으로 훌륭한 소재다. 도시 근교와 딸기 주산지를 중심으로 고설 수경재배 체험 농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수확 체험뿐만 아니라 딸기 화분 만들기, 딸기잼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농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는 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받는다.


농촌진흥청 등 국내 딸기 연구기관은 맛 좋고 유통성이 우수한 다양한 신품종을 육성하고, 신품종에 맞는 재배기술을 개발하여 국산 품종 보급률 향상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우수한 딸기 품종을 보급하는 노력이 열매를 맺어 우리 딸기가 세계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서기를 기대해본다.


▶정리=공공정책부 양정원​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한미약품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