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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막말은 이제 그만"... 폭스도, CNN도 간판 앵커 내쳤다
  • 이선행 기자
  • 2023-04-30 14: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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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사설]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터커 칼슨이 ‘터커 칼슨 투나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AP뉴시스 자료사진



폭스 뉴스 채널 건물의 모습. 뉴욕=AP뉴시스


“대법원을 모욕(깔보고 부끄럽게 함)하고 격하(자격이나 등급이 낮아짐)시키는 인사(사람을 쓰는 것과 관련된 일)입니다. 미국을 르완다처럼 만들려는 것인가요?”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인 터커 칼슨이 지난해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대법관 임명을 두고 내놓은 논평(조리 있는 말로 따짐)입니다. 성 차별주의자, 인종주의자라는 비판에도 그는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첫 무슬림 여성 하원의원이 탄생했을 때는 “(민주당) 이민 정책이 국가에 위험이 된다는 증거”라고 했고, 불법 이민자들에 대해서는 “미국을 불결(장소가 깨끗하지 않고 더러움)하게 오염시키는 이들”이라고 했습니다.



케이블 뉴스 채널의 후발주자(남보다 뒤늦게 일을 시작한 사람)였던 폭스뉴스의 시청률을 끌어올린 것은 보수층을 집중 공략하는 극단적 편향성(한쪽으로 치우친 성질)이었어요. 거친 입담의 앵커들이 앞에 섰지요. ‘터커 칼슨 투나이트’는 매일 평균 320만 명이 시청하는 간판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7년간 ( ㉠ )했던 그를 무너뜨린 것도 본인의 입. 폭스뉴스는 지난달 24일 그에게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2020년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는 가짜뉴스를 퍼뜨렸다가 1조 원대 배상금(남에게 입힌 손해에 대해 물어 주는 돈)을 물어주기로 합의한 지 6일 만의 일이에요.



같은 날 폭스뉴스와 정반대 진영(서로 대립되는 세력의 어느 한쪽)인 CNN의 간판 앵커 돈 레몬도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여성은 잘해야 40대까지가 전성기”라는 최근 발언이 문제가 됐지만 그는 이전에도 남녀 스포츠 선수의 연봉 격차(서로 자른 정도)를 당연하게 해석하는 등 수차례 여성 비하(낮춤) 발언으로 구설(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에 오른 적이 있어요. 흑인 성소수자 앵커로 민주당 정부의 진보 정책을 노골적(숨김없이 그대로)으로 옹호(두둔하고 편들어 지킴)해 온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생방송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요. 그런 그의 프로그램을 거부하는 인사들이 늘면서 CNN은 출연자 섭외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해요.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고 쏟아지는 막말이 사회 분열을 부추기고, 이는 다시 미디어를 양극단(서로 매우 심하게 거리가 있거나 상반되는 것)으로 몰아가는 악순환이 되풀이돼 온 것이 미국의 현실입니다. 인종과 여성, 낙태, 총기 규제 등 양쪽 진영의 지지층을 각각 뭉치게 할 첨예한(상황이나 사태 따위가 날카롭고 격한) 사회 이슈들도 늘었어요. 인종차별 항의 시위의 계기가 된 흑인 조지 플로이드(2020년 경찰에 의해 목숨을 잃은 흑인 남성)의 죽음에 레몬이 격분(몹시 분노함)하는 사이 칼슨은 “플로이드는 경찰의 과잉(필요한 것보다 많은) 진압 때문에 사망한 게 아니다”는 허위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트럼프지지자들로 의회가 엉망이 돼 있을 때는 “온순하고 정돈된 의회 관광객들”이라고 옹호했어요.



‘폭스 효과(Fox effect)’란 표현은 매체의 편향성이 언론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뜻하는 부정적 표현입니다. 자극적 주장에는 가짜뉴스나 음모론(나쁜 목적으로 몰래 흉악한 일을 꾸민 이야기)이 따라붙어요. 막말이 널리 퍼진 환경은 사실을 지루하고 약한 것으로 왜곡(사실과 다르게 해석하거나 그릇되게 함)시켜 버리기 십상(거의 예외가 없음)입니다. 정치권 인사(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사회적 활동이 많은 사람)부터 1인 미디어 유튜버까지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이들이 국내에도 적지 않을 거예요. 그 대가를 결국 어떻게 치르게 되는지를 추락한 간판 앵커들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요.



동아일보 4월 26일 자 이정은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이선행 기자 opusno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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