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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30살 소방관은 불 속으로 뛰어들었다
  • 김재성 기자
  • 2023-03-12 12: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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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고 성공일 소방교의 영결식이 열린 9일 전북 김제시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에서 동료 소방관들이 성 소방교의 운구행렬에 거수경례를 하며 마지막 배웅을 하고 있다. 김제=뉴시스


[1] 1000도의 열기 속 치솟는 화염과 매캐한 유독가스, 한 치 앞까지 가리는 시커먼 연기…. 언제 어디가 무너져 내릴지 알 수 없는 위험천만한 화재 현장으로 뛰어드는 이들이 소방 공무원이에요. 남들은 죽을힘을 다해 탈출하는 ㉠아비규환 속을 정반대로 뚫고 들어가지요. 소방관들은 “본능적으로 몸이 먼저 움직인다”고 말해요. 생사(삶과 죽음을 아울러 이르는 말)를 오가는 다급한 상황에서 본인의 안전 여부는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는다는 것이지요.


[2] 6일 전북 김제의 주택 화재 현장에 출동한 *성공일 소방교도 그랬어요. “안에 할아버지가 있다”며 소매를 붙잡은 할머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고 해요. 임용(임금을 받고 고용됨)된 지 이제 겨우 10개월. 30세 새내기 소방관은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어요. 4번의 도전 끝에 이룬 소방관의 꿈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한 채 화마(화재를 마귀에 비유해 이르는 말)에 스러져간 젊은이의 희생이 안타까움을 더해요. 아빠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내 생일 16일인 거 알지. 같이 맛난 거 먹게 알아서 예약 좀 해줘요”였다고 해요.


[3] 소방관은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각오하고 살아야 하는 직업이에요. 언제 출동 사이렌이 울릴지 몰라 야근조는 소방복을 입은 채 쪽잠을 자요. 한 해 발생하는 화재 사건은 전국적으로 3만∼4만 건. 하루 평균 100건 정도의 화재가 발생해요. 지난해 경기 평택시 냉동물류창고 화재 사건에서는 소방관 3명이 순직(직무를 다하다가 목숨을 잃음)했어요. 한 해 평균 5명씩 순직하는 소방관 중에는 20대가 가장 많아요. “살아와 줘서 고맙다”는 말은 물과 땀에 절어 돌아온 동료에게 전하는 서로의 인사이자 격려예요.


[4]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의 임무는 화마 대응에 국한되지 않아요. 물에 빠진 피서객을 구하다 급류(빠르게 흐르는 물)에 휩쓸려 순직하고, 높은 곳에서 구조 활동을 하다 추락사하고, 현장에 접근하다 배나 자동차가 뒤집혀 목숨을 잃기도 해요. 부상은 말할 것도 없지요. 지난 10년간 보고된 크고 작은 부상은 7000건에 이를 정도. 사지 마비(모든 팔과 다리가 마비되는 증상)나 3도 화상 같은 중증 부상을 극복하는 과정은 길고도 고통스러워요. 그래도 이들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킬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해요.


[5] 119종합상황실에 걸려오는 신고 전화는 지난해 1250만 건을 넘어섰어요. 2.6초에 한 번씩 울려대는 전화 속에 어떤 위험 상황이 담겨 있는지 알 수 없어요. 복잡해지는 대도시의 구조와 기후변화 등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신종 재해가 늘어나고 피해 규모도 커지는 추세예요. 더 위태로워진 사선(死線·죽을 고비)을 앞에 두고도 소방관들은 묵묵히 방수화(물에 젖지 않는 신발)와 장비를 챙기고 있어요. 우리 모두를 숙연하게 만드는 살신성인의 실천자들이지요. 아무리 예우를 다해도 충분치 않을 것입니다.


동아일보 3월 8일 자 이정은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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