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경아, 너랑 헤어진지도 4년이 다 되어간다. 한 1년 전에 치과앞에서 우연히 널 보게된 것 말고 말이야.
넌 기억하고 있을까? 유치원 시절 우리 4총사 말이야. 남자 2명, 여자 2명으로 이루어졌던 우리들 말이야. 유치원 갔다 온 다음에 온종일 놀아도 성에 안차던 그때, 초등학교 예비소집일때까지도 흩어지지 않았던 우리.
그런데 지민이는 일본으로 가고, 두원이는 미국으로 가고, 넌 전주로 가고…. 지금 나도 연희동이 아닌 홍제동으로 이사왔어.
민들레 꽃씨처럼 다 흩어져버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절대 잊지 못할 추억이었던 것 같아. 어려서였을까? 연락처라도 알아둘걸. 꼭꼭 기억해두게 사진이라도 잘 간직해 둘걸.
이제와서 후회하는 난 가끔씩 우리가 함께 놀던 연희동 놀이터에 가보곤해. 추억은 추억일뿐 다시 돌릴 수는 없는 거라고 하더라. 다시 만나고 싶은데 언젠가는 만날 수 있겠지?
“준미야∼ 노올자∼.”
유치원 갈때도, 우리집에 놀러올 때도 언제나 나를 이렇게 부르던 너.
나는 “으응, 조금만 기다려∼”하며 옷을 챙겨입었지.
너랑나랑 싸웠을 때 말이야. 기억나? 유치원에서 내가 다른 친구와 놀자 넌 나한테 이렇게 말했지.
“넌, 왜 나말고 다른 애랑 놀아”하며 돌아서는 널 보며 나도 은근히 화가나서 우린 한동안 말도 안했지.
날 친손녀처럼 아껴주시던 네 할머니도 참 보고싶다.
통통한 얼굴에 보조개가 패던 너. 이젠 기억조차 흐릿해져 간다.
얼마전 인터넷 사람찾기에서 널 찾았지만 넌 없더라. 하지만 언젠가 너도 등록해 우리가 꼭 다시 만나길 빈다.
우린 꼭 다시 만날 거야. 그렇지? 서로 멋진 모습으로 만나길 기대할게.
1월 24일 너의 친구 준미가.
이준미(서울 안산교 5-4)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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