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ㅎㅎ, 재밌다ㅋㅋ”
‘고마워ㅎㅎ’, ‘웃기다ㅋㅋ’, ‘저런 ㅉㅉ’.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메시지를 보낼 때 한글 자음을 사용해 본 어린이라면 주목할 만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서울 용산구)이 다음 달 3일까지 여는 ‘소리x글자: 한글디자인’ 특별전이다. △1부 ‘소리를 담는 글자, 한글’ △2부 ‘소리x글자x디자인’으로 구성된 이 전시에선 한글 자음이 소리를 내는 원리와 한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한글에 담긴 원리와 한글을 상징하는 창의적인 모형을 살펴보자.
한글은 소리글자
‘꿀꺽꿀꺽’, ‘첨벙첨벙’, ‘우르르 쾅쾅’, ‘찰칵’.
이 단어를 읽을 때 단어가 표현하는 상황의 소리가 떠오른다면? 한글이 가지는 ‘소리글자’의 특성을 이미 잘 이해하고 있는 셈이다.
한글은 말소리를 그대로 기호로 나타낸 문자, 즉 표음 문자다. 예를 들어 한글의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으면서 나는 ‘그’라는 소리를 기호로 표현했다. ‘ㄴ’은 혀끝이 윗잇몸에 닿으면서 나는 ‘느’라는 소리를 나타낸 기호다. 한글은 소리만 낼뿐 각 글자에 뜻이 포함돼 있지 않다. 이에 비해 한자는 각 글자가 특정한 뜻을 나타내는 표의 문자다. 예를 들어 ‘文(문)’은 ‘글’이라는 뜻을 나타내고, ‘上(상)’은 ‘위’를 뜻한다.
전시장에 설치된 화면에는 여러 가지의 의성어(사람이나 사물의 소리를 흉내 낸 말)와 의태어(사람이나 사물의 모양이나 움직임을 흉내 낸 말)가 나온다. 각 단어를 소리 내 읽고 떠오르는 장면을 말해보자. 자음, 모음, 받침을 조합해 글자를 만들고 그 글자의 발음 소리를 들어보는 코너도 있다. 기본 글자인 ㄱ, ㄴ, ㅁ, ㅅ, o 등 자음 5개와 ·, ㅡ, l 등 모음 3개를 조합하면 총 1만1172개의 글자가 만들어진다. 실제로는 사용하지 않지만 ‘쒥’이나 ‘쓯’ 같은 독특한 글자의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디자인을 입은 한글
전시에선 한글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디자인 모형도 여러 점 볼 수 있다.
네임리스가 제작한 ‘선들 사이’는 한글의 기본 글자 8개를 모형으로 만든 뒤 서로 겹쳐 쌓아 특별한 공간을 만든 작품. 글자 모형 사이를 돌아다니거나 모형 위에 앉는 등 여러 위치에서 자유롭게 모형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하지훈 작가는 ‘ㅇ’과 ‘ㅁ’ 등 한글 자음 모양을 활용해 소반(자그마한 밥상)을 만들었다. 소반 안쪽에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들 때 백성을 생각하며 남겼던 글이 조각돼 있다.
하지훈 작가의 ‘한글 소반’(2017)
▶어린이동아 심소희 기자 sohi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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