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에선 사람을 공격하는 곰을 막기 위해 사냥을 허용했다. 세계자연기금(WWF) 홈페이지 캡처

[오늘의 키워드] 유럽연합(EU)

유럽 여러 나라가 정치·경제적으로 세계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결성한 기구예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루마니아 등 27개 나라가 EU의 회원국이에요. 회원국들은 한 나라처럼 아무런 벽 없이 쉽게 무역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같은 화폐인 ‘유로’를 사용해요.

루마니아에서 야생 곰이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면서 올해 야생 곰 481마리를 사냥할 수 있도록 결정했어요.

영국 일간 가디언,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정부는 약 8000마리의 갈색곰(곰 종류 중 가장 무겁고 거대한 종으로 몸 빛깔은 대개 붉은 갈색)이 루마니아 야생에 살고 있다고 추정해요. 이는 유럽 전체에 살고 있는 갈색곰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수. 이 때문에 루마니아에서는 사람들이 산책하는 길이나, 도로에도 곰이 불쑥 나타나곤 하지요.

그런데 최근 루마니아의 한 등산로에서 19세 여성이 곰의 공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어요. 루마니아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곰의 공격을 받아 26명이 목숨을 잃고, 274명이 상처를 입었어요. 또한 지난해 곰을 목격했다는 신고 접수가 7500건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도 신고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해요.

인명 사고를 계기로 루마니아 의회는 임시 회의를 열고, 곰이 인간이나 가축한테 피해를 입히는 경우에 한해서 올 한 해 동안 곰 481마리를 사냥할 수 있게 했어요. 작년에 220마리의 곰을 사냥할 수 있도록 한 것에 이어 올해 사냥 허용 범위를 2배 이상 늘린 거예요. 루마니아의 한 의원은 “곰을 사냥하는 것 외에는 해결책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요. 우선 곰은 유럽연합(EU)에서 지정한 야생동물보호종이기에 지켜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들은 사냥보다는 ‘사고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해요. 야생 곰은 일반적으로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아요. 하지만 먹이가 없어질 경우 쓰레기 냄새를 맡고 마을로 들어오곤 해요. 이에 곰을 유인할 수 있는 쓰레기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곰이 야생에서 먹이를 찾을 수 있도록 사람이 정기적으로 먹이를 주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거예요.

▶어동이 나는 야생 곰을 사냥하는 것에 찬성해.

루마니아에서는 20년 동안 곰에게 공격받아 26명이 목숨을 잃고, 274명이 다쳤어. 지난해에 곰을 목격했다는 신고 접수만 7500건에 달했지.

곰이 서식지를 잃고 마을로 내려오는 건 마음 아픈 일이지만, 그만큼 사람이 언제 어디서 곰을 만날지 알 수 없다는 걸 의미하기도 해. 8000마리 중 약 6%에 해당하는 481마리만 사냥할 수 있게 했으니 사람들은 정말 위험한 순간에만 곰을 사냥할 거고, 동시에 마음 놓고 살 수 있을 거야.

▶어솜이 나는 야생 곰을 사냥하는 것에 반대해.

갈색곰이 EU에서 지정한 야생동물보호종이라는 걸 잊어선 안 돼. 원래 사람을 멀리하는 곰이 마을로 내려오게 된 데에는 사람의 잘못이 커. 숲의 나무를 베어내고, 곰이 살아갈 터전을 잃게 한 건 사람이니까. 다시 곰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다면 곰이 마을로 내려오는 일은 크게 줄어들지 않을까?

또한 사냥이 허용된다면 지금은 금지되어 있지만, 트로피 사냥꾼(재미를 위해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사람)들이 곰을 이유 없이 사냥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돼.

어동이와 어솜이의 주장 중 누구의 주장에 동의하나요? 내 생각을 8월 6일(화)까지 어린이동아 온라인 카페(cafe.naver.com/kidsdonga)의 ‘어동 찬반토론’ 게시판에 올려주세요. 가장 논리적으로 주장을 편 어린이들의 의견을 뽑아 지면에 소개합니다.

▶어린이동아 남동연 기자 nam0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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