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자 김석현 씨(오른쪽)를 만난 서울도곡초 5학년 이준영 양(가운데)과 경기 와부초 3학년 조의준 군

‘드래곤 플라이트’는 사용자가 선택한 캐릭터가 용을 타고 날아오는 적들을 물리치거나 피하는 스마트폰 게임. 게임방법이 어렵지 않아 초등생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이 게임의 다운로드 건수가 최근 2500만 건을 넘어섰다. 누가 이런 스마트폰 게임을 만든 걸까? 스마트폰 게임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질까?

어린이동아 애독자인 서울 강남구 도곡초 5학년 이준영 양과 경기 남양주시 와부초 3학년 조의준 군이 이 게임을 만드는데 참여한 개발자인 김석현 씨를 최근 만나 ‘스마트폰 게임 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 씨는 휴대전화 게임 전문업체인 ‘넥스트플로어’에서 게임 개발을 총괄하는 디렉터를 맡고 있다.

드래곤 플라이트의 게임 캐릭터들

 

게임 개발은 곧 ‘이야기 만들기’

평소 게임 개발에 관심이 많다는 조 군은 김 씨에게 “스마트폰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 씨는 “우선 게임의 뼈대가 되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한다”면서 “게임 배경이나 캐릭터를 정하는 것은 그 다음 일”이라고 말했다.

“처음 드래곤 플라이트를 만들 때, ‘용을 타고 탈출하는 주인공을 잡으려고 용으로 위장한 괴물들이 공격해온다’는 이야기를 배경으로 정한 뒤 이에 어울리는 세부적인 캐릭터를 정했지요.” (김 씨)

드래곤 플라이트의 게임 화면. 드래곤 플라이트 캡처

캐릭터와 적군, 무기를 모두 정한 뒤에는 이것들을 그림으로 나타내는 그래픽 작업에 들어간다. 그는 “조그마한 스마트폰 화면에서도 잘 보이도록 간결하고 단순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픽 작업을 마친 후에는 프로그래밍(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거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탄생한다. 그는 “프로그래밍은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석현 씨(오른쪽)의 이야기를 듣는 두 어린이

“독서는 창의적인 생각의 힘”

이 양이 “저는 게임을 좋아해서 나중에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어요”라면서 “게임을 열심히 하면 좋은 게임 개발자가 될 수 있나요”라고 질문했다.

김 씨는 “게임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게임뿐만 아니라 학교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은 게임을 만들 때 꼭 필요해요. 예를 들어 역사는 게임의 배경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옛 시대, 역사적인 사건들을 게임의 배경으로 녹여낼 수도 있지요” (김 씨)

이어 김 씨는 “지식과 더불어 중요한 것은 창의력”이라고 말했다. 남들이 생각해내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 조 군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창의력은 어떻게 기를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혼자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을 떠올리려고 노력해보세요.” (김 씨)

김 씨는 “독서를 꾸준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책을 읽다보면 생각의 폭이 넓어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이를 이끄는 등장인물이 있는 게임은 사실 영화와 비슷하다”면서 “누구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가진 게임을 만들어 ‘게임도 영화처럼 문화의 한 장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어린이들에게 책을 한 권씩 선물한 김씨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며 “다양한 책을 읽다보면 나만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탄생시킬 수 있는 힘이 길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김수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