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어디일까? ‘에베레스트’다. 인도, 네팔, 중국 등 세 나라의 국경에 솟은 산. 해발고도(평균 해수면을 기준으로 잰 높이)는 무려 8848m. 국내의 가장 높은 산인 한라산(해발고도 1950m)의 약 5배다. 에베레스트 정산에 오르는 건 모든 산악인의 꿈. 이 꿈을 불과 19세 때 이룬 사람이 있다.
바로 제임스 후퍼 씨(28·영국). 그는 영국에서 최연소(가장 어림) 에베레스트 등반가로 유명하다. 2007, 2008년에는 북극에서 남극까지 무동력(엔진을 쓰지 않음)으로 이동하는 등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험들을 성공시켰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호주 울런공과대 대학원에서 지리학을 공부하며 세계 곳곳에서 강연을 하는 후퍼 씨. 그는 왜 모험을 할까? 도전정신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동아어린이기자인 서울 강남구 도성초 3학년 최수인 양이 최근 서울 중구의 한 강연장에서 후퍼 씨를 만났다.
에베레스트 오르려 3년 준비
후퍼 씨가 어린이동아 독자에게 보내는 메시지와 사인 |
“안녕하세요.”
후퍼 씨가 한국말로 최 양에게 인사했다.
그의 친근한 태도에 어색함이 풀린 최 양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인 스위스 융프라우요흐에 가본 적이 있는데 2시간 동안 걸어 올라가느라 힘들었다”면서 “에베레스트는 정상까지 오르는데 얼마나 걸리나요”라고 물었다.
후퍼 씨는 “두 달 걸렸다”면서 “몸이 고산지대에 적응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적응되지 않은 채로 무작정 걸어 오르면 고산병(산소가 희박한 높은 지대에서 생기는 병)에 시달리기 때문.
이렇게 힘든 에베레스트 오르기에 왜 도전한 걸까?
“16세 때 교내 자전거 동아리에 가입했어요. 친구, 선생님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영국 곳곳을 여행했지요. 선생님께서 제게 ‘자전거를 잘 탄다’고 칭찬하셨어요. 이후 더 높고 멋진 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를 오르자’는 목표가 생겼지요.”(후퍼 씨)
이후 3년간 실내 암벽등반 교육센터에서 암벽을 오르는 기술을 익히고 프랑스 알프스 산맥 등을 오르며 경험을 쌓았다. 결국 19세가 된 해인 2006년에 에베레스트를 올랐다.
작은 것부터 조금씩 이뤄가요
북극에서 썰매를 끌며 이동하는 후퍼 씨. 동아일보 자료사진 |
3년간 준비한 ‘에베레스트 등반’을 이룬 후퍼 씨. 이후 극심한 허무감에 빠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07년 북극에서 남극까지 4만2000km를 396일 동안 종단(남북의 방향으로 건넘)하는 모험을 했다. 스키와 개 썰매, 무동력(엔진이 없음) 요트, 자전거에만 의존해 이동했다.
최 양이 “정말 힘들었겠다”고 말하자 후퍼 씨는 “첫날 열심히 움직였는데 4km밖에 못 갔다”면서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하니 포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후퍼 씨는 부담을 버리고 실천 가능한 하루 목표를 세워 조금씩 성취해 나갔다. ‘언제 그 먼 길을 가지’가 아닌 ‘오늘 하루도 열심히 자전거를 타보자’라고 생각을 바꾼 것. 그 과정에서 후퍼 씨는 행복을 느꼈다.
결국 종단에 성공한 후퍼 씨는 2008년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잡지인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올해의 모험가’로 뽑혔다.
그는 남다른 도전정신의 비결로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부터 목표로 삼고 실천하는 것’을 꼽았다. ‘평소 잘 먹지 않는 채소를 먹어 몸을 튼튼하게 만들기’ ‘친하지 않은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기’도 새로운 도전이다.
“평소에 안 했던 일에 도전하세요. 그 과정에서 행복을 느낌과 동시에 내가 좋아하는 새로운 일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후퍼 씨)
▶공혜림 기자 hlgong37@donga.com·김수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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