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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돋보기]침략으로 잃은 이름 되찾았어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5-09-04 03: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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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최고봉 영어이름, 원주민어로 교체

미국 알래스카 주의 드날리 국립공원. AP뉴시스

북아메리카의 최고봉(어느 지방이나 산맥 중 가장 높은 봉우리)으로 잘 알려진 산 ‘매킨리(Mckinley)’의 이름이 과거 알래스카 원주민들 사이에서 불리던 이름 ‘드날리(Denali)’로 최근 바뀌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산의 본래 이름을 되찾아 달라”는 원주민들의 청원을 받아들인 것. 원주민이란 ‘어떤 지역에 본디부터 살고 있던 사람’을 일컫는 말.

 

왜 원주민들은 산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걸까?

 

‘신성함’ 뜻하는 ‘드날리’

 

미국 알래스카 주에 있는 매킨리 산은 해발고도(평균 해수면을 기준으로 잰 높이) 6168m로, 산의 절반이 만년설(아주 추운 지방이나 높은 산지에 언제나 녹지 않고 쌓인 눈)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

 

이 산에 ‘매킨리’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1896년 일이다. 당시 이 산을 탐사하던 탄광업자는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로 윌리엄 매킨리가 선출됐다는 소식을 듣고 산의 이름을 ‘매킨리’라고 지었다. 매킨리는 같은 해 2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1917년 매킨리산국립공원법이 제정되면서 ‘매킨리’는 산의 공식 명칭이 됐다.

 

하지만 훨씬 이전부터 알래스카 원주민들은 이 산을 ‘드날리’라고 불렀다. 드날리는 알래스카 원주민어로 ‘신성함’, ‘위대함’을 뜻한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원주민들의 웅장한 산에 대한 경외감(공경하면서도 두려워하는 감정)이 잘 드러난다.

 

총칼에 쫓겨난 원주민들

 

왜 원주민들의 동의 없이 이 산의 이름이 바뀐 걸까?

 

18세기 유럽인들은 북미지역을 항해하던 중 알래스카를 발견했다. 이들은 알래스카를 정복하기 위해 총칼로 원주민들을 내쫓았다.

 

알래스카를 통치하는 나라는 지금까지 2번 바뀌었다. 18세기에는 러시아에 침략당해 통치 받았다. 1867년 러시아의 경제상황이 어려워져 미국

에 판 이후 미국의 땅이 됐다.

 

이 과정에서 산의 이름도 바뀌었다. 러시아의 통치를 받을 땐 러시아어로 ‘큰 산’을 뜻하는 ‘불샤야고’로, 미국의 땅이 되고나선 ‘매킨리’로 지어진 것.

 

1975년부터 알래스카 주 의회는 산의 공식 이름을 ‘드날리’로 바꿀 것을 중앙정부에 청원해왔다. 과거 알래스카를 침략해 원주민들을 몰아냈던 역사를 바로보고 알래스카 원주민들의 권리와 문화를 되살리자는 의미에서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드날리가 원래 이름을 잃은 건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서 역사의 뿌리를 뽑아낸 제국주의(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다른 나라나 민족을 정벌해 식민지로 삼는 침략주의적인 경향이나 국가 정책)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 중 하나인 체로키족. 동아일보 자료사진

여전히 힘든 원주민

 

이 같은 원주민 침탈의 역사를 가진 곳은 알래스카뿐만이 아니다. 아메리카 대륙에 원래 살던 사람도 지금의 서구인이 아니었다.

 

유럽에 아메리카 대륙이 알려진 건 1492년 이탈리아의 탐험가인 콜럼버스와 에스파냐(지금의 스페인) 사람들이 항해 중 이 대륙을 발견하면서부터다. 이들은 아메리카를 정복하기 위해 원주민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결국 원주민들은 강제로 다른 지역으로 쫓겨났고, 유럽에서 온 서구인들은 아메리카 대륙에 미국과 캐나다와 같은 나라를 세웠다.

 

이 지역의 원주민들은 여전히 힘들게 산다. 그들 대다수는 정부가 운영하는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살고 있다. 2010년 미국 정부는 미국이 세워지기 전 원주민을 탄압하고 강제로 다른 지역에 이주하게 한 점을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공혜림 기자 hlgong37@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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