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사고로 자기 얼굴을 잃은 채 15년간 살다가 다른 사람의 얼굴을 이식받고 삶을 되찾은 미국 남성이 최근 얼굴 기증자의 가족을 만나는 장면이 외신에 보도됐다.

얼굴 이식수술을 받은 주인공은 리처드 노리스 씨(39). 그는 1997년 총에 맞아 자신의 코와 턱, 치아 등 얼굴 아래쪽을 잃었다. 얼굴이 거의 다 뭉개진 노리스 씨는 이후 세상에 등을 돌린 채 외롭게 살다가 2012년 얼굴을 이식받았다.

노리스 씨에게 얼굴을 기증한 사람은 그 해 교통사고로 숨진 조슈아 애버사노 씨(당시 21세). 애버사노 씨의 가족은 다른 사람을 위해 그의 얼굴을 기증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노리스 씨는 미국 메릴랜드대학병원에서 36시간에 걸쳐 얼굴 이식수술을 받았다. 기증자의 혀와 턱, 치아, 피부 등을 노리스 씨에게 옮겨 심는 큰 수술이었다.

얼굴 기증자의 가족을 만난 노리스 씨는 “누군가가 내 얼굴을 볼까봐 마스크를 쓰고 밤에 외출했던 내가 이제 당당히 낮에 거리를 다닌다”면서 눈물을 흘리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엄마 노리스 씨처럼 성형수술로 새로운 삶을 되찾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구나.

어솜이 엥? 성형수술은 예뻐지려고 하는 수술 아닌가요?

엄마 ‘성형’이란 ‘외과적 수단으로 신체의 일부를 고치거나 만듦’을 뜻하는 낱말이야. 성형수술에는 쌍꺼풀을 만들어 눈을 크게 하고 콧대를 높이는 등 미용을 위한 수술도 있지만, 노리스 씨처럼 망가진 신체기관을 재건(없어진 것을 다시 만듦)하는 수술도 있단다.

어솜이 제가 성형수술의 의미를 좁게 생각했네요.

엄마 최근 엄마랑 함께 본 케이블채널 예능프로그램 기억나? 태어날 때부터 신체적인 결함(부족하거나 완전하지 못해 흠이 되는 부분)이 있거나 사고를 당해 얼굴이 망가져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고 자존감이 낮은 여성들이 나왔잖아. 그들이 성형수술을 통해 결함을 극복하는 과정이 감동적이었어.

어솜이 저도 기억나요. 성형수술이 단순히 미용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방향으로 쭉 발전하면 좋겠어요.

▶공혜림 기자 hlgong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