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사진 찍는 중국인 관광객들. 동아일보 자료사진

세계적 명문인 미국 하버드대는 예스러운 건물들이 즐비한 아름다운 캠퍼스로도 유명하다. 자녀를 함께 데려온 한국의 열혈 학부모를 포함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빠뜨리지 않고 하는 ‘의식’이 있다. 창립자 존 하버드 동상의 왼발을 만지며 기념사진을 찍는 일이다. 본인이나 후손이 하버드대에 입학한다는 속설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손길이 거쳐 갔는지 왼쪽 구두만 반질반질 윤이 난다.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 분수와 체코 프라하의 카를 다리도 관광객을 매혹하는 이야기의 힘을 보여준다. 분수의 도시로 알려진 로마에서도 트레비 분수는 가장 유명하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배우 오드리 헵번이 동전을 던진 그곳. 한 번 던지면 로마에 다시 돌아오고, 두 번 던지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낭만적 이야기 덕에 전 세계 동전들이 여기로 모여든다. 프라하의 명물 카를 다리엔 양쪽으로 15개씩 조각상이 늘어서 있다. 그중 한 곳에 유독 관광객들이 ㉠. 네포무크 상 아래 동판을 어루만지면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430만 명에 이어 올해 5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으로 중국은 2016년을 ‘한국 방문의 해’로 지정하기로 했다. 유커들이 몰려오는 것은 좋지만 학생들의 학습할 권리가 침해받지 않을까 걱정이다. 기왕 찾아온 김에 결혼 복, 돈 복만 따지지 말고 한국 여성교육의 요람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둘러보면 좋겠다.

동아일보 7월 22일자 고미석 논설위원 칼럼

정리=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