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물러나기로 결정한 우주인 이소연 씨. 동아일보 자료사진 |
우주인의 정의는 일정치 않다. 국제항공연맹은 고도(평균 해수면을 0으로 하여 측정한 대상 물체의 높이) 100km(62마일) 이상,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80km(50마일) 이상의 상공을 비행한 경우를 우주비행으로 규정한다. 특별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훈련받은 ‘우주비행사’들이 이 범주에 든다. 우주선을 타도 정식 우주 임무에 참여하지 않으면 ‘우주비행 참가자’, 구경이 목적이면 ‘우주관광객’이라고 한다. 한국의 첫 우주인 이소연은 스스로를 ‘우주과학자’라고 했다.
이소연은 정부의 ‘한국 우주인 배출사업’에 따라 고산과 함께 선발돼 2007년 러시아에서 기초훈련을 받았다. 당초 고산이 우주비행 참가자, 이소연이 예비였으나 고산이 훈련 규정을 위반하는 바람에 그가 2008년 4월 8일 ‘소유스 TMA-12호’에 올랐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18가지 실험 임무를 마치고 4월 19일 귀환한 이소연은 우리에게 자랑스러운 첫 여성 우주인이다. NASA는 한국과 러시아의 상업계약으로 우주선을 탔다는 이유에서 그를 우주비행 참가자로 분류하지만.
이소연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을 8월 퇴사(회사를 그만두고 물러남)하기로 해 260억 원의 정부 예산을 들인 우주인 배출 사업의 성과가 논란을 빚고 있다. 그는 2년 전 직장을 쉬고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한국계 미국인과 결혼했다. 항우연의 의무복무(의무적으로 어떤 직무나 임무에 힘씀) 기간을 채웠고 정부의 우주개발사업은 마냥 더디니 그를 탓할 수만도 없다. 그가 우주인의 꿈을 접은 게 과연 누구 책임인가.
동아일보 6월 27일자 한기흥 논설 위원
정리=이영신 기자 l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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