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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바나나㉠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4-05-07 04: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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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로축구 멘체스터 시티 축구선수 세리히오 아게로(왼쪽)는 브라질 여자 축구 선수 마르타와 함께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의미로 바나나 먹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세리히오 아게로 트위터 캡처

초등학교 저학년 때 같은 반 여학생의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우리 ○○이가 사정이 있어서 소풍을 못 가게 됐는데 너도 우리 집에서 바나나 먹으면서 함께 놀면 안 되겠니?” 즐거운 소풍과 맛있는 바나나 사이에서 고르라니! 삶이란 선택임을 그때 깨달았다. 유혹을 이겨내고 소풍을 갔을 때 머릿속에선 바나나가 떠올랐다. 수입 과일이 흔하던 시절이 아니었기에….

 

미국의 유치원에서 운영하는 ‘톱 바나나(Top Banana)’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학습 활동에 적극적인 모범 어린이를 선정해 한 주일 동안 교실 벽면을 아이의 그림, 사진 등으로 특별히 꾸며준다. 어린이들의 동기 부여에 매우 좋다. 톱 바나나는 주인공이나 조직의 리더 등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이와 달리 미국 사회에 꽤 적응했지만 모국(자기가 태어난 나라)의 정체성을 잃은 아시아계를 미국인들이 ‘바나나’라고 부르는 건 다분히 피부색을 염두에 둔 말이다. 겉은 노랗고 속은 하얗다는 표현이 유쾌할 리 없다.

 

바나나는 유색인종을 차별하는 도구로 자주 쓰인다. 유럽과 러시아 등에선 축구 경기 때 관중이 유색인종 선수에게 바나나를 던지거나 원숭이 소리를 흉내 내며 야유(남을 빈정거리며 놀림)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저급한 인종차별이다. 영국에 진출한 기성용 선수도 2010년 11월 스코틀랜드에서 상대팀 일부 응원단에게 을 당한 적이 있다.

 

지난달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팀의 다니 아우베스 선수가 관중석에서 날아온 바나나를 태연하게 주워 먹고 경기를 계속하자 세계 곳곳에서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같은 브라질 출신인 네이마르 등 동료선수, 모델, 정치인 등이 잇달아 “우리는 모두 원숭이다”라는 글과 바나나를 먹는 인증 샷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그의 편에 섰다. 바나나를 던진 이는 평생 홈구장 입장을 금지 당했으니 개념 없는 로 바나나 껍질에 미끄러지듯 망신만 당한 셈이다.

 

동아일보 5월 1일자 한기흥 논설위원 칼럼

 

정리=이영신 기자 lys@donga.com

 

 

사설 읽고 생각하기

 

1. 다음은 ㉠에 대한 설명을 읽고 ㉠에 들어갈 적절한 단어를 써 보세요.

 

<사람들을 여러 인종으로 나누고, 특정 인종에 대하여 불이익을 주는 것>

 

2. 다음 중 바나나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① 미국의 유치원에서 ‘톱 바나나’는 주인공이나 조직의 리더 등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② 미국 사회에 꽤 적응했지만 모국의 정체성을 잃은 아시아계 사람을 미국인들은 ‘바나나’라고 부른다.

③ 바나나는 유색인종을 차별하는 도구로 자주 쓰인다.

④ 유럽과 러시아 등에서 축구 경기 때 관중이 유색인종 선수에게 바나나를 던지는 것은 응원의 한 방법이다.

 

3. 다음 글을 읽고 해외에서 활약하는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응원의 편지를 써 봅시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경기 도중 박지성 선수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영국인이 지난해 형사처벌을 받았다. 이 축구 팬은 2012년 10월 열린 축구 경기에서 상대팀인 박지성을 가리키며 “저 칭크를 쓰러뜨려라”라고 말했다. ‘칭크(chink)’는 ‘찢어진 눈’이라는 뜻으로 서양인이 동양인을 비하(업신여겨 낮춤)할 때 쓰는 말이다. 영국에는 인종차별금지법이 있어 피부색이나 인종, 출신지 등을 암시하는 말로 다른 이를 비하하면 처벌을 받는다.>
 

 

 

※정답 1. 인종차별 2. ④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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