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직접 출연하고 만든 동영상이 화제다. 18일(현지시간) 반 총장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행사에서 자신이 만든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동영상은 올해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반 총장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국가와 인물들을 불법적으로 도청(남의 이야기나 전화통화를 몰래 엿듣거나 녹음하는 것)한 일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영상에서 반 총장은 가수 스티비 원더를 만나기 전 흥에 겨워 혼자 춤을 춘다. 반 총장이 춤을 추는 동안 미국의 정보요원들이 도청 장비와 카메라를 이용해 그를 훔쳐본다. 반 총장은 춤을 추며 “나는 역사상 ‘가장 열심히 일하는(hardest working)’ 사무총장이 될 거야”라고 다짐한다. 그런데 정보요원들이 반 총장이 말한 ‘하디스트 워킹(hardest working)’을 발음이 비슷한 ‘트워킹(twerking·올해 미국에서 인기를 끈 엉덩이춤)’으로

잘못 알아듣는다. 이들이 잘못 알아들은 정보가 언론에 ‘반 총장의 목표는 엉덩이춤’이라고 공개된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불법 도청 사태를 비꼰 반 총장의 재치 넘치는 동영상에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웃음과 박수를 쏟아냈다.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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