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오전 노동당 청사에서 신년사(새해를 맞이하여 하는 공식적인 인사말)를 발표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와 신년사를 발표한 것은 1994년 김일성 주석 이후 19년 만의 일.

 

이날 연설에서 김 제1위원장은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실행하는 것은 북남관계를 나아지게 하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전제(어떠한 현상을 이루기 위해 먼저 필요한 일)”라면서 남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남북공동선언’을 지킬 것을 강조했다. 남북 공동선언은 2000년 6월 15일 평양에서 우리나라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좋게 만들고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하며 발표한 선언이다.

 

김 제1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중연설을 거의 하지 않는 ‘신비주의’를 펼쳤던데 반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처럼 신년사를 육성(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으로 발표한 배경에 대해 김일성 주석의 이미지를 불러일으켜 권력을 다지기 위한 목적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내용에는 지난해와 달리 대한민국을 비방하는 내용이 없어 남북관계를 좋게 만들려는 여지는 남겨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비치 기자 ql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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