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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사대부 집안의 양반들도 옷을 남에게서 빌려 입었다는 기록이 발견됐다.
전경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조선 중기의 문신 미암 유희춘(1513∼1577)이 쓴 ‘미암일기(眉巖日記)’에서 옷을 빌린 내용이 기록된 부분을 찾아 최근 공개했다.
미암은 이조참판(지금의 행정안전부 차관) 등 주요관직을 두루 거쳤지만 관복과 관련된 물품은 주로 빌려 입었다. 유배(죄를 지어 멀리 쫓겨나는 일)에서 풀려나 다시 관직에 나갈 때도 사모(관원들이 관복을 입을 때 갖춰 쓴 모자)와 이엄(사모 밑에 쓰는 모피로 만든 귀 덮개)은 물론 각대(관복에 두르던 띠)까지 남에게 빌려서 입었다. 심지어 혼례를 치를 때도 필요한 옷을 빌렸다.
특히 눈길을 끄는 내용은 옷을 빌릴 때 부인을 거치지 않고, 유희춘 자신이 직접 구해 입었다는 점. 유희춘 부부는 가정에서 필요한 옷이 무엇인지 서로 의논했다.
전 교수는 “관복에 필요한 사모, 대, 갓, 신발 등은 유희춘이 직접 장만했다”면서 “조선 중기 사대부 가정의 의생활을 모두 담당한 것은 여성이었다는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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