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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서양인도 고개 흔드는 ‘팁 문화’ 한국이 왜 배우나
  • 장진희 기자
  • 2023-08-31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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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사설]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미국과 유럽에는 식당에서 종업원에게 팁을 남기는 문화가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고급 식당이 아닌 일반 식당을 기준으로 유럽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10% 정도를 팁(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별도로 주는 돈)으로 주고 있어요. 미국에서는 이제 18%도 적다고 하고 20%가 기준이 됐지요. 유럽에서는 팁을 놓고 가지 않는다고 해서 종업원이 쫓아와 왜 팁을 주지 않느냐고 따지는 일은 없지만 미국에서는 일반 식당이라도 팁을 안 주거나 적게 주고 나갔다간 큰일 나는 편입니다. 팁 액수를 아예 영수증에 적어 넣어 달라는 것도 미국식이지요.

팁 문화는 유럽 귀족들로부터 시작됐지만 유럽을 다녀온 미국 부자들이 미국 경제가 유럽을 뛰어넘자 팁을 더 많이 주기 시작했어요. 팁의 액수가 커지다 보니 팁이 종업원에게 부수입이 아니라 주 수입의 일부가 됐어요. 1960년대 들어와 미 의회는 팁이 있는 업종에서는 고용주가 종업원이 팁으로 얻을 수익까지 고려해 일반적인 최저임금(근로자에게 그 아래로 지급하여서는 안 된다고 정한 임금의 액수)보다 낮게 임금을 정할 수 있도록 했지요. 이 조치가 대서양 양안(양쪽 기슭)의 팁 문화에 결정적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미국의 팁 문화는 부자연스러워졌지요.


언제 얼마의 팁을 줘야 할지는 한결같은 규칙이 없어 보이지만 실은 여러 규칙이 작용해 복잡할 뿐이에요. 한번은 주로 관광객을 상대하는 프랑스 파리 식당에서 끼니를 때우고 늘 하던 대로 10% 정도의 팁을 놓고 나왔더니 프랑스 친구가 하는 말이 다시 올 식당도 아니고 서비스가 친절했던 것도 아닌데 1유로면 충분했다는 것이었어요. 우리는 미국에서 호텔방을 비울 때 1달러를 놓는 걸 신성한 의무처럼 여기지만 호텔 청소인은 식당 종업원과 달리 팁을 받는 직종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인 중에서는 안 주는 걸 당연히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아요.


우리나라에서도 팁 문화가 시도되고 있어요. “서빙 직원이 친절히 응대(응하여 상대함)했다면 테이블당 5000원 정도의 팁을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을 테이블마다 붙여놓은 식당이 있는가 하면 카운터 앞에 팁 박스라고 써 붙인 유리병을 놓아두고 ‘우리 가게가 좋았다면 팁(Tips if you like)’이라는 안내문을 붙여놓은 빵집도 있지요. 카카오 택시는 친절한 기사를 위한 팁 선택 제도를 시범 도입했어요. 반응은 좋지 않은 편. 물가까지 오르는 판국(일이 벌어진 사태의 형편)에 무슨 팁 문화냐는 것이지요.


팁이 없어 10∼20%의 돈을 더 내지 않으니 좋고 늘 팁 값을 염두에 두고 살 필요가 없으니 좋아요. 서양인도 한국이나 일본 중국에 오면 팁이 없어서 좋다고 합니다. 우리가 서양에서 팁 문화를 배울 게 아니라 서양이 한국 등으로부터 팁 없는 문화를 배워가야 해요. 서양인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된 실패한 팁 문화보다는 팁 문화 없이도 높은 수준의 서비스업을 발전시킨 이웃 나라들로부터 배울 점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동아일보 8월 29일 자 송평인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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