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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빌보드 1위 미국 가수 “내 노래 정치에 이용하지 마라”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23-08-29 12: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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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올리버 앤서니가 열창하고 있는 모습. 모요크=AP뉴시스


[1] ‘나는 온종일 일하며 영혼을 팔아요, 형편없는 돈을 벌려고 잔업(정해진 노동 시간이 끝난 뒤에 하는 노동)을 하죠.’ 일용직 노동자(하루 단위로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 출신의 백인 컨트리(미국 농촌에 살던 백인들의 대중음악)가수 *올리버 앤서니가 부른 ‘리치먼드 북쪽의 부자들(Rich Men North Of Richmond)’은 이렇게 시작해요. 노동 계급의 애환(슬픔과 기쁨)을 담은 이 노래 영상은 유튜브 공개 2주 만에 조회수 4400만 건이 넘었어요. 최신 빌보드 차트에선 테일러 스위프트 등 슈퍼스타를 제치고 핫100 1위에 올랐지요.


[2] 이 노래의 인기가 급상승한 건 미국 공화당 지지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사 덕분이에요. ‘네 돈은 끝없이 세금으로 부과돼’, ‘뚱뚱한 사람들이 착취하는 복지’ 등은 복지를 핑계 삼아 세금을 너무 많이 떼어가는 민주당 비판이라는 것이에요. 공화당 정치인들은 ‘잊힌 미국인들의 찬가(찬양의 뜻을 나타내는 노래)’ 등의 칭송(칭찬하여 일컬음)을 쏟아냈어요. 노래가 밝힌 이슈들은 모두 공화당이 더 잘할 수 있다는 자화자찬(자기가 한 일을 스스로 자랑함)까지 나왔어요. 최근 공화당의 대선(대통령을 뽑는 선거) 경선(둘 이상의 후보가 경쟁하는 선거) 토론회는 이 노래 영상을 먼저 본 뒤 진행될 정도였고요.


[3] 공화당을 위한 노래라는 해석에다 영웅화 움직임까지 보이자 앤서니가 직접 반박(의견이나 주장 등에 반대하여 말함)하는 영상을 26일 올렸어요. 그는 “내 노래가 정치적 무기화(weaponized)되는 것이 싫다”면서 “이 노래는 조 바이든과 관련 없고, 오히려 기업들에 종속(주가 되는 것에 딸려 붙음)된 시스템 전체를 지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어요. 각 정치 진영이 듣고 싶은 대로만 듣고 해석하는 것에 대해 쓴소리도 던졌어요.


[4] 정치가 엔터테인먼트계의 인기를 이용하려고 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이번처럼 노래를 정치적 정체성을 알리는 도구로 쓰거나 인기 연예인들의 지지 선언을 통해 이미지 개선을 꾀해요. 하지만 이미지만 빼먹으려는 얄팍한 계산이 오히려 ㉡역풍을 맞는 경우도 많아요. 지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닐 영의 노래 ‘로킹 인 더 프리월드’를 유세(자기 의견을 선전하며 돌아다님) 과정에서 썼다가 동의가 없었다며 고소당했어요.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2018년 미국 테네시주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했으나 투표 결과 상대 후보에게 예상보다 더 많은 표 차로 패배했어요.


[5] 미국 매체 더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예인들의 정치적 지지 선언이 내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응답이 65%나 됐어요. 더욱이 4명 중 1명은 연예인 지지 후보를 더 꺼리게 됐다고 해요. 연예인들의 지지는 별 효과가 없다는 것. 우리나라도 19대, 20대 대선 모두 연예인 지지 숫자가 줄었어요. 지지자도 ‘그 나물에 그 밥’ 수준이어서 주목도도 많이 떨어졌어요. 일시적인 이미지 조작이나 아전인수(자기에게만 이롭게 되도록 생각하거나 행동함을 이르는 말)격 해석으로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려워졌어요. 정치가 승부를 봐야 할 지점은 결국 스스로의 역량과 매력이에요.


동아일보 8월 28일 자 서정보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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