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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마지막 재일 광복군 “내 나라에서 죽고 싶었다”
  • 전선규 기자
  • 2023-08-17 14: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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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오성규 애국지사가 지난 13일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입국장으로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오 애국지사가 서울 현충원 김학규 광복군 제3지대장 묘소를 찾아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1] *오성규 애국지사가 오랜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영구(오랫동안 계속되어 끝없음) 환국(자기 나라로 돌아옴)했어요. 마지막 재일(일본에 살고 있음) 광복군이자 독립유공자인 그는 “일본에서 죽을 수는 없다. 자기 나라서 죽어야지”라며 조국행을 선택했지요. 1923년생으로 올해 100세인 오 애국지사는 10대 후반에 중국에서 광복군 제3지대(본 부대에서 갈라져 나와 있는 소규모 부대)에 입대했어요. 1945년 미군의 도움으로 한미 특수훈련을 받고 국내 진격(적을 치기 위하여 앞으로 나아감)을 준비하다 광복을 맞았지요.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으며, 생존하는 독립유공자 9명 가운데 1명이에요.


[2] 귀국 소망은 해방 후 조국 땅을 밟지 못했던 아픔에서 시작됐어요. 그는 해방 후 중국에 남아 광복군 상하이 특파단원으로 활동했어요. 그러다 일본에 정착해 재일 교포(다른 나라에 정착하여 그 나라 국민으로 살고 있는 동포)를 위해 일했지요. 2018년 아내와 사별(목숨을 잃어서 이별함)한 뒤에는 환국의 뜻을 더 세웠다고 해요. 그의 귀국 과정은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어른에게 조국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확인시켜주는 기회였어요.


[3] 그가 탄 귀국 항공기는 기내 방송으로 애국지사의 탑승 소식을 알리는 예를 갖췄어요. 공항 입국장에서는 어린이 합창단이 “조국의 영예를 어깨에 메고…”로 시작하는 광복군 제3지대 노래를 불렀지요. 청년 오성규가 중국 땅에서 배고픔, 설움,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부르고 또 불렀을 노래. 오 애국지사는 80년 뒤 이런 순간이 올 줄 상상이나 했을까요. 그는 “감개무량해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어요.


[4] 오 애국지사는 제일 먼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어요. 자신의 상관(직책상 자기보다 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었던 광복군 제3지대장 김학규(1900~1967) 장군 묘소에서 감격 어린 거수경례(오른손을 들어 올려서 하는 경례)를 했지요. 그는 “그동안 찾아오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안부를 전했어요. 오 애국지사는 1940년대 베이징에서 광복군 창설(기관이나 단체 등을 처음으로 베풂) 소식을 듣고 충칭까지 2000km를 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로워요. “짚신이 터져 발에서 피가 났다”는 회상도 했지요. 그날 묘역에는 뜻깊은 태극기가 걸렸어요. 보통의 태극기 옆에 광복군 제3지대 2구대에서 활동하던 병사가 1946년 이후 간직해 오던 태극기를 그대로 본뜬 것을 게양했지요. 태극과 4괘 사이로 “피흘림 없는 독립은 값없는 독립이란 것을 자각(스스로 깨달음)하자” “백전백승”(100번 싸워 100번 이김) 등이 씌어 있어요. 나라 없는 병사들의 피 끓는 다짐이 눈에 선해요.


[5] 올해로 광복 78년을 맞았어요. 힘없어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어려움을 딛고 나라를 일으킨 것이 자랑스러운 세월입니다. 힘을 되찾았기에 오 애국지사처럼 자기를 버릴 각오를 세운 어른을 기억할 수 있게 됐어요. 오 애국지사는 오늘 광복절 경축식에 귀빈(귀한 손님)으로 참석했어요. 100세 나이에 조국의 품을 되찾은 그의 삶에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후대에게 알리고 기억하도록 해야 해요.


동아일보 8월 15일자 김승련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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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ben080801   2023-08-19

      나라를 위해 직접 전쟁에도 참여하고 나라를 위해 몸바친 사람들에 무덤에 가서 거수경례를 하다니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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