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아주 소중한 물건이 있다. 버릴 수도 없지만 버려서도 안되는 그 물건은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나와 함께 환히 웃고 계신 오래된 사진 한 장이다. 할아버지께선 동생이 태어나기 전 뺑소니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귀여워해주시던 할아버지…. 울면 밖으로 나가 그네도 태워주시고 잠을 잘 때도 자장가를 불러주시며 매일 내가 좋아하는 요구르트를 사주시던 할아버지의 그 환한 모습의 오래된 사진을 잊으려 해도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옛날 아기 때의 일인데도 뚜렷이 기억되는 이유는 아마도 할아버지의 따뜻한 사랑 때문인 것 같다.
오늘은 할아버지의 제삿날이다. 보고 싶은 할아버지를 만나니 기분이 좋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제사 때 놓은 액자 속의 사진은 내가 아끼는 소중한 사진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할아버지 사진을 앨범 속 내가 태어난 사진 앞에 끼워놓고 잠자기 전 매일 보고 잠이 든다. 어머니는 할아버지의 사진은 많다며 버리라고 하지만 여태껏 버리지 않았다. 할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은 한 장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가 힘들 때나 즐거울 때나 옆에 있던 사진이 나와 같이 힘들고 즐거웠을까? 사진을 볼 때면 사진 속의 할아버지가 그립다.
유가영(서울 홍대부속교 5-2)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