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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 후보/산문]물려입기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7-12-09 13: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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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 후보/산문]물려입기

나는 무척 마르고 키가 작습니다. 그래서 이제까지 뚱뚱하고 키가 큰 형의 옷을 물려받아 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집은 무엇보다 신발, 옷 등의 구입비가 자장 많이 듭니다. 그리고 학원비, 책값 등의 교육비가 둘째입니다. 나는 살이 쪘으면 좋겠단 생각을 가끔 합니다. 너무 활발한 성격이어서 밥을 아무리 형과 똑같이 먹어도 에너지 소모가 많아 그런지 살이 찌지 않습니다. 어느 날 형이 중학교 교복을 맞추러 갔을 때 아버지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상민아, 너는 형의 교복을 못 물려 입겠구나. 그래도 옷은 맞아야지. 몸집이 작은 애들이 큰 옷을 입으면 더 작아 보이니까 내년에 또 교복을 맞춰야겠구나.” 나는 그 말씀을 듣고 더욱 형처럼 살이 찌고 키가 크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키도 크고 몸무게도 늘어났지만 계속 크는 형의 옷은 아직도 나에겐 맞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살이 찔 수 있을까?’ 나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뚱뚱해지고 키가 크는 방법을 몰라 고민을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다 학원비가 5만 5천원에서 5천원이 올라 6만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집 수입은 일정한 것도 아닌데다, 송아지가 태어나면 5개월은 있어야 팔기 때문에 은행에 진 빚이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 집은 절약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 방법은 바로 아빠 옷을 형이 물려 입기로 한 것입니다. 아빠와 형은 옷 사이즈가 맞아서 어떨 때는 아빠가 형의 옷을 입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엄마와 형의 신발 크기도 같아서 집에서는 엄마가 형의 슬리퍼를 신고 다니십니다. 내가 살은 안 찌고 키는 작아도 아빠와 형의 옷 사이즈가 맞기 때문에 절약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도 형처럼 잘 먹고 얌전하게 지내면 살이 찔 것이고 키도 클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형의 옷을 물려 입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집의 가훈처럼 ‘절약’하는 생활에 많은 보탬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최상민/충북 안동 용산교 6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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