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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후보/산문]쓰레기장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7-08-12 11: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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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후보/산문]쓰레기장

빗방울이 떨어진다. 나는 집을 향해 달렸다. 책가방이 오늘따라 더욱 무겁게 느껴졌다. 골목 모퉁이를 도는 순간, 나는 버려진 책상 다리에 걸려 쓰레기 더미위로 넘어졌다. 지독한 냄새가 났다. 옷에도 더러운 것이 많이 묻었다. 그곳엔 온갖 쓰레기들이 널려 있었다. 나는 화가 나서 세워진 쓰레기 봉지를 발로 걷어찼다. 봉지가 터지면서 쓰레기가 이리저리 흩어졌다. 나는 투덜거리면서 집으로 왔다. 그리고 어머니한테 말씀드렸다.“다치지는 않았니? 그런데 골목에 누가 자꾸 쓰레기를 자꾸버려 걱정이다.”하고 말씀하셨다. 쓰레기는 규격 봉지에 넣어 버려야 하는데 누가 보통 비닐 봉지에 넣어 몰래 버리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교양없는 행동을 하는 것일까?’나는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후두둑, 후두둑. 굵은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오후 내내 밖에 나가지 못했다. 저녁 무렵 어머니가 아버지한테 우산을 갖다 드리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밖으로 나갔다. 가는 길에 낮에 넘어진 골목길을 조심해서 지나가야겠다고 생각하며 그 곳을 바라보았다. 낮에 내가 차버린 쓰레기 봉지 위로 누군가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 듯 쓰레기가 흩어져 있었다. 버려진 책상은 누군가가 걷어찬 듯 한쪽 다리가 부러져 있었다.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 그날 밤 아버지가 “골목에 쓰레기가 자꾸 모여 쓰레기장 같다”고 하시자 어머니는 “동네 아이가 쓰레기 더미에 걸려 넘어져 부서진 책상 다리에 얼굴이 찢어졌다”고 하시며 한숨을 내쉬셨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찔했다. 왜냐하면 그 쓰레기 봉지는 내가 낮에 걷어찬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걱정이 되었다. 다음날 아침에도 골목엔 쓰레기가 그대로 있었다. 학교에 가서도 내내 그 생각 뿐이었다. 그리고 다친 아이도 빨리 낫기를 바랐다. 수업을 마치자마자 나는 곧장 골목길로 달려갔다. 그런데 이상하게 쓰레기장 같던 골목이 깨끗이 치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엔 ‘우리 모두 교양있는 시민이 됩시다. 쓰레기는 지정된 장소에 버립시다.’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또 골목 양쪽으로 예쁜 화분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 마치 학교의 탐구 학습원 같았다. 기분이 아주 좋았다. 그 뒤부터 그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조심하면 우리도 일등 문화 시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신그림/대구 남산교 3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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