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풍년에 농민들은 울상… 왜?
전북 익산시의 농민들이 쌀 수입에 항의하며 한 논을 갈아 엎는 모습. 익산=뉴시스 |
올 여름 태풍 피해가 없고 햇볕이 내리쬐는 날이 많아 쌀농사가 풍년이지만 농민들이 정작 울상을 짓고 있다. 쌀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5일 기준으로 쌀 20kg의 가격은 3만3886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5%가량 떨어졌다. 본격적인 쌀 수확이 시작되는 10월 이후에는 가격이 더욱 내려갈 전망.
쌀 가격이 매년 떨어지는 것은 국민의 쌀 소비량은 줄어드는데 쌀 생산량과 재고량(창고에 쌓아놓은 양)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쌀 시장 개방에 따라 1년에 40만t(톤)의 쌀이 외국으로부터 의무적으로 수입된다.
일부 농민들은 “떨어지는 쌀값 대책을 내 놓으라”고 요구하면서 쌀을 수확하지 않은 채 논을 트랙터로 갈아엎기도 한다.
쌀이 팔리지 않고 남아돌면 농민뿐 아니라 정부도 손해를 입는다. 정부는 농민들의 손해를 줄이기 위해 보조금(쌀 직불금)을 지급한다. 미리 목표한 가격보다 실제 쌀값이 낮아지면 그 차이의 85%를 보조해주는 것. 보조금으로만 수천 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쌀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벼 재배면적을 줄여가고 있다. 논을 밭으로 바꾸는 데 보조금을 지급하는 한편, 논밭에 공장이나 생활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옛날 농민들에게 벼농사 풍년은 기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쌀뿐 아니라 빵, 면, 고기 등을 즐겨 먹으면서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62.9kg에 불과할 만큼 줄어들어 쌀 가격은 매년 뚝뚝 떨어지지요.
쌀 가격이 턱없이 낮으니 1년 동안 땀 흘려 농사를 지은 농민들은 손해를 보지요. 정부 또한 이런 농민들의 손해를 조금이나마 메워주기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써야 합니다. 이 예산은 우리의 부모님을 비롯한 국민이 내는 세금에서 나오지요. 농민, 정부, 국민 모두가 남는 쌀로 골치를 앓게 되는 것입니다.
정부는 벼 재배면적을 줄이고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홍보하는 등 쌀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여러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요. 우리도 농민들을 위해 밥이나 떡처럼 쌀로 된 음식을 더 많이 찾으면 어떨까요. 건강에도 좋으니 ‘일석이조’이지요.^^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