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구조 ‘닥터헬기’ 파손한 사람들 붙잡혀
충남의 닥터헬기. 천안=뉴시스 |
응급환자를 옮기는 의료헬기인 ‘닥터헬기’를 파손한 사람들이 최근 충남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천안동남경찰서는 충남 천안시 단국대병원 헬기장에 허락 없이 들어가 닥터헬기를 파손한 A 씨(34) 등 3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이들의 혐의는 공동으로 쓰는 물건을 망가뜨린 경우에 적용되는 공동재물손괴 혐의. 죄가 인정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을 물게 된다.
무선조종헬기 동호회 모임에서 만난 이들은 술을 마신 뒤 11일 밤 단국대병원에 있는 헬기장의 담장을 넘었다. 이후 10여분 간 닥터헬기의 윗부분에 올라가 사진을 찍거나 프로펠러 뒷날개를 돌려 휘어지게 하는 난동을 부렸다. 이 모습은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은 헬기 수리에만 수억 원이 들 것으로 본다.
닥터헬기를 부서뜨린 사람들 중 한 명은 수년 전 이 병원에서 일했던 의사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혹시 ‘골든타임(golden time)’이란 말을 아나요? 어떤 사건이나 사고가 일어나 위험에 처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5분 이내의 금쪽같은 시간을 일컫는 말이랍니다. 깊은 산골이나 외딴 섬처럼 구급차가 갈 수 없는 지역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출동하는 것이 바로 닥터헬기이지요.
최첨단 응급의료시스템을 갖춘 닥터헬기는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립니다. 기내에 각종 의료장비를 갖춘 데다 출동 시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응급 구조사 등이 함께 타기 때문에 현장에 도착한 직후부터 응급의료기관으로 환자를 옮길 때까지 응급치료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지요.
누군가의 장난이나 실수로 닥터헬기가 손상되면 산이나 섬과 같은 지역에서 응급상황에 발생했을 때 피해자들의 목숨을 살릴 골든타임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지지요. 최악의 경우 구할 수 있었던 누군가가 안타깝게 숨질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닥터헬기를 파손시킨 사람들의 행위가 마땅히 비판받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원상 기자 leews1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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