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숨을 쉬지 않아요!”

 

최근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착륙한 아시아나항공 비행기 안에서 다급한 한 여성승객의 목소리가 들렸다. 김이철 사무장(45)은 재빨리 뛰어갔다. 승객은 숨을 쉬지 않는 두 살 배기 어린 여자아이를 안고 있었다.

 

승객은 “아이가 빵을 먹고 구역질을 하더니 숨을 쉬지 않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김 사무장은 가운데 손가락과 네 번째 손가락만을 이용해 심폐소생술(호흡이나 심장박동이 멈췄을 때 인공적으로 호흡을 유지하고 혈액 순환을 유지해 주는 응급처치법)인 가슴 압박을 시작했다. 아이가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

 

김 사무장은 어떻게 응급상황에서도 차분하게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까?

 

평소 항공승무원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동아 독자인 인천 남동구 인천상아초 5학년 백시윤 양이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타운에서 김 사무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안전·보안·서비스 ‘3박자’ 책임져

 

백 양이 “항공승무원과 사무장은 하는 일이 다른가요”라고 묻자 김 사무장은 “항공승무원은 비행기 승객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면서 “사무장은 비행기에 탑승한 모든 항공승무원들을 통솔하고 객실을 책임진다”라고 답했다.

 

김 사무장은 “승객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일이 항공승무원의 최우선 역할”이라고 말했다.

 

항공승무원은 비행기 안에서 승객을 위해 ‘서비스’, ‘보안’, ‘안전’ 등 세 가지 책임을 다해야 한다. 식사를 나눠주거나 불편함을 들어주는 것은 서비스에 포함된다.

 

혹시 비행기 안에 위험한 물건은 없는지, 수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없는지를 살피는 것은 보안. 비행기가 거센 기류를 만나 흔들릴 때 승객들에게 안전벨트를 하도록 안내하거나 비행기 고장으로 인한 비상착륙 시 승객들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안전도 항공승무원의 몫.

 

김 사무장은 “매년 배운 응급처치 방법대로 차분하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면서 “늘 익혀온 것이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바로 응급처치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람에 대한 관심 가져야

 

백 양이 “남자 항공승무원과 여자 항공승무원이 하는 역할이 다른가요”라고 묻자 김 사무장은 “그렇지 않다. 모든 항공승무원은 성별과 관계없이 같은 내용과 강도의 훈련·교육을 받는다”고 답했다.

 

이어 김 사무장은 “항공승무원은 체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행기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고, 지역마다 다른 시각(시차)에 적응해야 하므로 탄탄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맡은 역할을 잘 해내기 어렵다고. 이 때문에 항공승무원 입사 시험에서 체력검사를 실시한다.

 

백 양이 “항공승무원이 되고 싶은 초등생들은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요”라고 묻자 김 사무장은 “가능한 한 많은 친구를 사귀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조언했다. 항공승무원은 다양한 승객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늘 노력해야 하므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 그것을 이해하는 습관을 가지면 좋다고.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 열린 자세가 승무원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태도이지요.” (김 사무장)

 

▶글 사진 서정원 기자 monica89@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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