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화장품이 중국, 중동, 동남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큰 인기를 끈다. ‘한류’ 열풍과 함께 한국 화장품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

 

이런 화장품은 누가 어떻게 만들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어린이동아 독자인 경기 용인시 서천초 5학년 안휘정 양이 경기 용인시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에서 김선영 화장품 개발연구원을 만났다. 화장품 연구개발자는 화장품의 성분을 연구·개발하고 안전성을 테스트하는 전문가다.

 

 

물과 기름의 ‘황금비율’ 돕는다

 

하얀 가운을 입은 김 연구원이 안 양을 반겼다. 연구실에는 다양한 모양의 비커와 실험 도구들이 놓여있다.

 

안 양이 먼저 “화장품 연구개발자는 어떤 일을 하나요”라고 묻자, 김 연구원은 “화장품이라 하면 보통 색조 제품만 생각하기 쉽지만 평소에 우리가 쓰는 바디 로션, 샴푸, 린스까지 그 범위가 훨씬 넓다”면서 “이렇게 다양한 화장품을 연구 분석하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피부에는 수분(물기)과 유분(기름기)이 모두 있다. 화장품은 피부 속 수분과 유분이 균형 있게 유지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화장품 연구개발자는 화장품의 원료인 물, 오일, 보습제, 영양 성분이 어떤 비율로 섞였을 때 피부에 가장 효과적으로 흡수될지를 연구한다. 피부에 발라도 안전한지를 확인하는 일도 중요하다.

 

화장품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질까? 먼저 마케팅팀이 ‘소비자들은 과연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를 조사한다. 연구개발자들은 그 조사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화장품의 샘플을 만들어 안전하게 피부에 바를 수 있을지를 테스트하고 또 테스트한다.

 

안전성이 입증되면 많은 양을 생산하기 위한 별도의 연구를 또 거친다. 적은 양으로 만들었을 때는 연구한대로 나왔던 화장품이 막상 많은 양을 만들면 당초 설계와 다르게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마침내 시중에서 판매된다.

 

 

호기심과 소통능력 중요

 

“화장품 연구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요?” (안 양)

 

김 연구원은 ‘호기심’을 우선으로 꼽았다. 화장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재료를 고민하고 연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장품 연구에는 마케팅팀, 생산팀 등 여러 팀이 참여해요.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며 결과를 내는 소통능력과 친화력도 중요하지요.” (김 연구원)

 

안 양이 “화장품 연구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사람만 할 수 있지요”라고 물었다. 이에 김 연구원은 “약사, 수의사, 조향사(향기를 연구하는 직업)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화장품 연구에 참여한다”면서 “화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필요하지만 화학 전공자만이 화장품 연구개발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4계절 맞춰 기술력 높인 우리나라 화장품

 

우리나라 화장품은 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까? 김 연구원은 “한국 특유의 사계절에 각각 맞는 제품을 연구하면서 우리나라 화장품 기술이 매우 우수해졌다”고 설명했다. 세계 어떤 기후에 사는 소비자의 피부에도 맞는 화장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겉으로는 똑같이 보이는 화장품도 막상 피부에 발라보면 완전히 다른 느낌이나 효과를 주는 경우가 많다. 기술력이 높은 화장품은 피부에 잘 흡수돼 효과가 크다. 김 연구원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런 차이에서 화장품의 기술력이 드러난다”고 했다.

 

안 양이 마지막으로 “화장품을 만들면서 가장 보람찼던 경험은 언제인가요”라고 묻자, 김 연구원은 웃으면서 “내가 연구한 제품이 시장에 나와 전시돼 있는 모습을 볼 때 마음이 벅차다”라고 답했다.

 

▶용인=글 사진 서정원 기자 monica89@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