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등지에서 매년 10월 31일 기괴한 가면과 복장을 갖춰 입고 벌이는 축제인 핼러윈. 우리나라에서도 이날이 되면 핼러윈 파티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어린이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 속 캐릭터나 귀신 복장으로 꾸며 입고 학교 혹은 학원에서 여는 파티에 참가하기도 한다.

 

이런 행사가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준비하고 지휘하는 직업이 있다. 바로 ‘파티플래너’. ‘파티(Party)’와 기획자를 뜻하는 ‘플래너(Planner)’를 합쳐 만든 이 말은 ‘파티를 기획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파티플래너는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할까? 호기심 많은 어린이동아 독자인 경기 안양시 희성초 5학년 이범희 양이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근처 한 파티장에서 파티플래너 노혜영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현재 인천문예실용전문학교에서 파티이벤트계열 학과장을 맡고 있는 노 씨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아시아음식문화축제’와 ‘목동 현대백화점 VIP 파티’를 맡아 기획, 진행하는 등 파티플래너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즐거운 모임’이 바로 ‘파티’

 

노 씨가 이 양을 초대한 곳은 한창 핼러윈 파티가 진행되던 행사장. 파티장 곳곳에는 가짜 거미줄과 호박등이 매달려 있고 사람들은 귀신 분장을 한 채로 돌아다녔다.

 

이 양이 “모든 파티는 이렇게 화려하게 꾸며놔야만 하나요”라고 묻자 노 씨는 “그렇지 않다.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도 모인 사람이 모두 즐거워하면 그것이 바로 파티”라면서 “우리 조상들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온 마을 사람들에게 베풀던 ‘잔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파티는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까? 우선 파티플래너는 파티를 의뢰한 사람이 무엇을 목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참석하는 파티를 열고 싶은지 충분히 이야기를 듣는다.

 

이를 바탕으로 파티가 열리는 장소와 프로그램, 대접할 음식 등을 꼼꼼히 정한다. 그리고 ‘파티를 이렇게 만들겠다’고 정리한 기획안을 의뢰인에게 전달하고 상의를 하며 세부 내용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진행도 파티플래너의 몫. 행사가 끝날 때까지 파티장을 지키며 이곳에서 열리는 모든 것을 지휘한다. 위험한 물건은 없는지, 음식이 부족하지 않은지, 공연은 잘 진행되는지 등을 전부 확인한다.

 

“끝난 후에는 ‘파티가 문제없이 잘 진행됐는지, 참석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는지’를 분석해 보고서를 만들고 의뢰인에게 제출해야 모든 임무가 끝나지요.”(노 씨)

 

 

의사소통 능력 중요

 

“파티플래너가 되기 위해 갖춰야할 자질은 무엇인가요?”(이 양)

 

노 씨는 우선 ‘의사소통 능력’을 꼽았다. 파티 기획, 진행, 마무리 단계까지 의뢰인 및 참석자들과 끊임없는 의사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

 

‘순발력’도 필요하다. 파티장에서는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한 번은 공연 팀이 갑자기 교통사고가 나 파티장에 나타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대신 무대 위에 올라 춤을 췄죠. 파티에 온 사람들은 마치 그것이 계획된 공연인 줄 알았답니다.”(노 씨)

 

이 양이 “파티플래너가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나요”라고 묻자 노 씨는 “어떤 공부라도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매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파티를 의뢰하기 때문에 정치, 사회, 예술 등 여러 분야의 지식을 폭넓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

 

“저는 파티플래너가 되기 위해 꽃 장식 만들기, 음식 만들기, 마케팅 등의 필요한 지식을 모두 따로 배웠지요. 요즘은 파티플래너로서 배워야할 것들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주는 전문 교육기관이 있답니다. 이런 곳에서 교육을 받고 이벤트 회사에 들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노 씨)

 

▶글 사진 서정원 기자 monica89@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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