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명 중 1명은 배변(대변을 몸 밖으로 내보냄) 중에도 휴대전화를 사용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0대의 경우,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며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비율이 10명 중 8명에 달했다.

대장항문 전문의들의 연구단체인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서울과 6개 광역시에 사는 16∼69세 20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배변 습관과 대장 건강’을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배변 중 휴대전화를 사용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 중 49%를 차지했다. 나이별로 보면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다”고 답한 10대 응답자는 77%로, 50대(32%)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학회 관계자는 “볼일을 볼 때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치질이나 변비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볼일을 보면 배변 시간이 길어져 치질과 같은 항문질환에 걸릴 수 있다. 변기 위에 10분 이상 앉아 있으면 항문 주변의 가느다란 혈관인 모세혈관의 피가 잘 통하지 않게 되기 때문. 또 휴대전화를 사용하느라 배변활동에 집중하지 못해 변비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

<U>▶엄마 어동아, 너 왜 이렇게 화장실에 자주 가니?

어동이 변비에 걸렸나 봐요. 하루에 한 번은 볼일을 봐야 속이 편한데 어제도 볼일을 보지 못했거든요. 그냥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며 변기에 앉아 있으려고요.

엄마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볼일을 보면 변기에 너무 오랫동안 앉아있게 되잖니. 항문 건강에 좋지 않아. 그리고 꼭 매일 배변하지 못한다고 불안해할 필요는 없어. 의학적으로 3일에 한 번 배변을 하는 것까지는 정상이라고 하더구나.

어동이 그렇군요. 마음을 좀 더 편하게 가져야겠네요.

엄마 오늘은 너를 위해 채소가 풍부한 쌈밥을 준비해야겠구나.

어동이 채소는 싫은데…. ㅠㅠ. 고기반찬 해주세요.

엄마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식습관이 중요하단다. 섬유질이 많은 채소류와 과일류를 골고루 섭취해보렴.</u>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