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무대에서 멋진 노래와 연기를 펼치는 뮤지컬 배우들. 이들은 2시간이 넘는 긴 시간동안 아름다운 노래로 이야기를 이어가며 관객의 가슴을 감동으로 적신다. 음악, 노래, 무용을 결합한 현대 음악극인 뮤지컬은 일반 연극보다 음악적인 부분이 무척 중요하다.

 

뮤지컬에 나오는 모든 음악이 멋지게 나올 수 있도록 배우와 연주자를 총 지휘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뮤지컬 음악 감독.

 

뮤지컬 음악 감독은 어떻게 멋진 뮤지컬을 만들까? 음악을 좋아하는 어린이동아 독자인 경기 성남시 성남화랑초 6학년 홍유경 양이 최근 시작한 뮤지컬 ‘팬텀’의 무대를 맡아 진행 중인 장소영 뮤지컬 음악 감독(43·여)을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만났다.

 

 

음악 있으면 감동 ‘두 배’

 

홍 양은 “언제부터 뮤지컬 음악 감독을 꿈꾸셨나요”라고 물었다. 장 감독은 “음악은 어렸을 때부터 공부해왔지만 본격적으로 음악 감독을 꿈꾼 것은 대학생 때부터”라고 말했다.

 

장 감독은 주변 어른들의 권유로 초등 1학년 때부터 피아노를 쭉 배워왔다고. 작곡에 흥미가 있어 대학은 작곡과로 진학했다. 이 시절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본 후 큰 감동을 받았다. 레미제라블은 프랑스의 소설가 빅토르 위고의 장편소설인 ‘장발장’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

 

“이야기에 멋진 노래가 어우러지니 감동이 배가 됐어요. ‘뮤지컬 배우들이 저의 지휘 아래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면 얼마나 멋질까’라는 생각에 처음 꿈꾸게 됐지요.”(장 감독)

 

이후 장 감독은 2004년 뮤지컬 ‘하드락 카페’를 통해 데뷔했다. 지난 12년 동안 ‘금발이 너무해’ ‘그날들’ ‘라카지’ 등 대형 뮤지컬의 음악을 맡아왔고, 국내의 뛰어난 뮤지컬 작품에 상을 주는 행사인 한국뮤지컬대상,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총 세 번의 작곡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배우-연주자 동시에 지휘

 

홍 양은 “어떤 과정을 거쳐 한 편의 뮤지컬이 만들어지는지 궁금해요”라고 물었다.

 

장 감독은 “우선 극에 맞는 배우를 뽑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배우를 뽑을 때는 총괄 감독, 음악 감독, 연기 감독이 참석한다. 음악 감독은 배우가 뮤지컬 수록 곡에 어울리는 목소리와 성량을 가졌는지를 평가한다.

 

배우가 뽑힌 후에는 약 2달 동안 연습기간을 갖는다. 배우들의 노래를 점검하고, 곡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단원을 뽑아 연주를 지휘하는 것이 음악 감독의 일.

 

“무대 아래쪽에는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공간이 있어요. 극이 시작되면 저는 이곳에 서서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무대 위 배우들의 노래를 지휘하지요. 웃긴 장면에서는 같이 웃어주기도 하고, 좀 지루해지는 것 같으면 배우들에게 더 활기차게 노래를 부르라고 지시하는 등 극의 전체 분위기를 이끌어간답니다.”(장 감독)

 

 

“책 많이 읽으세요”

 

장 감독은 “뮤지컬 음악 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음악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기본이고, 책도 많이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뮤지컬의 원작은 소설인 경우가 많다. 다양한 문학 작품을 읽어야 어떤 작품을 맡더라도 극의 내용과 분위기를 잘 파악할 수 있다.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십도 필수. 대형 뮤지컬을 맡은 음악 감독은 배우, 스태프, 오케스트라 단원 등 약 200명의 사람이 하나의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장 감독은 “수많은 사람이 하나의 작품을 위해 달린 끝에 작품이 성공적으로 끝났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공연이 다 끝나고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을 때는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이 밀려온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정혜진 기자 jwp1110@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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