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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일본을 비판한 독일 작가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5-04-19 23: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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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양철북’ 중 한 장면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 동아일보 자료사진
13일 세상을 떠난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는 소설 ‘양철북’으로 20세기의 마지막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1970년대부터 단골 후보로 꼽히다가 1999년 72세에 월계관을 썼다.

 

그의 첫 작품인 ‘양철북’(1959년)은 영화로 만들어져 1979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으며 지금도 꾸준히 세계인에게 사랑받고 있다. 세 살 때 스스로 계단에서 굴러 성장을 거부한 주인공 오스카의 기이한 삶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역사적 죄책감에 시달리는 독일인의 음울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한국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식 전야제(어떤 행사에 앞서 그 전날 밤에 베푸는 축제)에서 영상을 통해 축시를 낭송했다.

 

‘천천히 축구공이 하늘로 떠올랐다/ 그때 사람들은 관중석이 꽉 차 있는 것을 보았다/ 고독하게 시인은 골대 안에 서 있었고/ 그러나 심판은 호각을 불었다.’

 

독일의 어두운 과거에 침묵하지 않았던 그는 오랜 세월 묻어둔 자신의 과거를 2006년 공개했다. 자서전 ‘양파껍질을 벗기며’를 통해 10대 시절 나치친위대(SS·독일 나치의 준군사조직)에서 활동한 사실을 밝혔다.

 

지난날 잘못에 대한 용기 있는 고백이라는 의견과 평화주의자의 위선(겉으로만 착한 체함)이라는 비판이 엇갈렸다. 훗날 그는 “당시가 얼마나 힘든 시대였고 얼마나 무서운 시기였음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함부로 평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라스는 대중적인 영향력을 가진 지식인으로서 문학의 울타리를 넘어 시대적인 이슈에 적극 참여했다. 자국의 부끄러운 과거사를 신랄하게 고발했듯이 그는 2002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일본을 향해 매운 비판을 날렸다.

 

“일본은 피비린내 나는 과거를 인도적, 인간적으로 되돌아보고 밝혀보지 못한다. 일본의 커다란 핸디캡(결점)이다. 그들은 예나 지금이나 잘못을 깨닫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깨닫는다 해도 그걸 내놓고 말하지 않는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70년이 됐는데도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태도를 꿰뚫어본 말이다.

 

동아일보 4월 15일자 고미석 논설위원 칼럼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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