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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직업 24시] [이 직업 24시]“수화에도 표준어,사투리가 있어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4-06-22 22: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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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통역사’ 조성현 씨

[이 직업 24시]“수화에도 표준어,사투리가 있어요!”

뉴스 수화통역사 조성현 씨(가운데)가 서울돈암초 3학년 최지유 양(오른쪽), 경기 낙생초 3학년 서지은 양과 함께 세계 공통으로 쓰이는 ‘사랑’이란 뜻의 손동작을 하고 있다

 

TV 뉴스를 보면 종종 화면 아래 동그라미 속에 사람이 있다. 그는 손을 움직이며 눈을 찡긋하거나 활짝 웃는 등 여러 표정을 짓는다. 바로 청각장애인에게 뉴스를 수화로 전하는 뉴스 수화통역사다. ‘손으로 하는 말’이란 뜻의 수화(手話)란 말 대신 손짓, 표정으로 소통하는 언어.

 

어린이동아 독자인 경기 성남시 낙생초 3학년 서지은 양과 서울 성북구 서울돈암초 3학년 최지유 양이 최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국방송공사(KBS)를 찾아 뉴스 수화통역사 조성현 씨를 만났다. 조 씨는 22년째 KBS ‘뉴스 5시’에서 수화통역을 맡고 있다.

 

수화는 ‘빠르게’ 상식은 ‘듬뿍’

 

뉴스 수화통역사는 앵커, 기자가 말하는 것과 거의 같은 속도로 수화를 해야 한다. 조 씨는 “보통 방송 전 뉴스원고를 읽고 준비한다. 하지만 실제 방송에 들어가면 뉴스는 생방송이라 앵커와 기자의 말이 원고와 다를 때가 많다”면서 “그들의 말을 바로 수화로 통역할 만큼 능숙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신문을 읽고 다른 방송뉴스를 보며 상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서 양이 깜짝 놀라며 “그럼 수화를 아주 빠르게 해야 할 텐데 얼마나 오랫동안 수화를 배우셨나요”라고 물었다. 조 씨는 “1989년 한국청각장애인복지회관에서 3개월간 수화를 배웠다”면서 “이후 청각장애인을 돕는 봉사활동을 하며 수화실력을 갈고 닦았다”고 답했다.

 

수화도 영어처럼 좋아하고 공부할수록 실력이 높아진다. 조 씨는 가족과 대화할 때 말보다 수화를 먼저 할 만큼 수화에 푹 빠져 열심히 연습했다.

 

나라마다 다른 수화

 

“전라도에선 표준어 ‘지금’ 대신 ‘시방’이란 사투리를 쓰잖아요. 이렇게 수화에도 사투리가 있나요?” 서 양이 물었다.

 

“수화에도 지역 사투리가 있어요. 과거엔 수화가 사람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다 보니 지역마다 수화가 조금씩 달라졌지요. 2005년 국립국어원과 한국농아인협회가 ‘한국수화사전’을 만든 이후 전국 곳곳에서 표준 수화를 배울 수 있게 되었어요.” (조 씨)

 

최 양이 “혹시 나라마다 수화도 다른가요”라고 묻자 조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를 들어 ‘사랑’이란 낱말을 수화로 표현할 때 우리나라와 미국이 서로 다르다. 우리나라에선 한 손은 주먹을 쥔 채 다른 손은 활짝 펴 주먹 쥔 손 위를 어루만진다. 미국에선 양팔을 교차해 가슴 앞에 갖다댄다.

 

“‘사랑’은 중요한 가치가 있는 단어이지요. 그래서 청각장애인들은 ‘사랑’이라는 의미가 전 세계 누구에게나 통할 수 있도록 공통 신호를 하나 만들었답니다. 바로 한 손을 활짝 펴고 세 번째, 네 번째 손가락을 접은 동작이에요.”(조 씨)

 

“수화가 거슬린다”며 항의도… ㅠㅠ

 

최 양이 “뉴스 수화통역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조 씨는 “우선 1년에 한 번 열리는 ‘국가공인 수화통역사’ 시험을 봐야 한다”면서 “이 시험에 통과하면 수화통역사 자격을 얻게 된다”고 답했다. 이후 각 방송국에서 뉴스 수화통역사를 뽑을 때 방송국에서 요구하는 수화 시험, 면접 등을 통과해야 한다.

 

1993년 우리나라 방송뉴스에 처음 수화통역이 도입된 당시 전국에 뉴스 수화통역사는 조 씨를 포함해 3명뿐이었다. 현재 뉴스 수화통역사는 40여 명. 이만큼 뉴스 수화통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뉴스를 수화로 전달하며 힘들었던 적이 없다는 조 씨. 다만 “방송뉴스를 볼 때 수화통역사가 손을 마구 움직이는 것이 눈에 거슬린다”면서 일부 시청자가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항의할 땐 정말 속이 상한다.

 

“청각장애인도 방송뉴스를 편히 볼 수 있도록 뉴스 수화통역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많은 분이 이해하셨으면 좋겠어요.” (조 씨)

 

글 사진 공혜림 기자 hlgong37@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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