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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스키니진의 복수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4-01-13 0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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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배우 스칼릿 오하라(비비언 리)는 코르셋(배와 허리를 졸라매어 체형을 바로잡기 위해 입는 여성용 속옷)을 입기 위해 침대봉을 움켜쥐고 하녀의 도움을 받는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여주인공 로즈(케이트 윈즐릿)의 어머니는 딸의 코르셋을 졸라매 주며 돈 많은 약혼자와의 결혼을 강요한다. 로즈는 사랑을 느낀 잭에게 자기 초상화를 그려 달라면서 코르셋을 벗었다. 인습(예전의 풍습, 습관)으로부터의 결별을 의미하는 행동이다.

 

여성의 허리를 개미허리처럼 만들어 주는 코르셋은 여성의 아름다움을 오랫동안 상징했지만 여성의 굴레와 고통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16세기 중반부터 유럽에서 유행하던 당시 코르셋은 나무나 고래뼈, 강철 같은 딱딱한 재질로 만들어져 건강을 해칠 수밖에 없었다. 숨을 못 쉬거나 갈비뼈가 부러지고, 부러진 뼈가 폐를 찌르거나 간 등 장기를 변형시켜 목숨을 잃는 일마저 있었다.

 

아름다움을 위해 건강을 희생한 코르셋의 망령(과거의 낡은 생각과 생활방식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은 현대에도 반복돼 나타나고 있다. 다리와 발의 정맥 핏줄이 확장돼 혹처럼 부풀어 오르는 하지정맥류 환자가 20대에 급증하고 있는데 그 원인이 스키니진이나 부츠 때문이라는 것이다.

 

2011년 인하대 나영주 교수팀이 여대생 100명을 조사했더니 스키니진 때문에 다리가 붓거나 저린 경험이 있는 사람이 14%나 됐고, 골반 허리 무릎 종아리 순으로 통증을 느낀다고 했다. 그런데도 많은 여성이 하체라인을 드러내는 스키니진을 포기하지 못한다.

 

스키니진은 서서 입을 수 없다. 주저앉아 스타킹 신듯 끌어올린 뒤 일어나 쿵쿵 뛰어줘야 엉덩이까지 들어간다. 벗을 때도 힘들다. 여기에다 다리를 꽉 죄는 롱부츠까지 신으니 혈액순환 장애가 오는 게 당연해 보인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여자의 본능이지만 건강하지 않으면 결코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없다.

 

동아일보 1월 7일자 정성희 논설위원 칼럼

 

정리=양보혜 기자 yangbo@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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