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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맹자와 현대과학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3-12-23 05: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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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사설]맹자와 현대과학

최근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없다)’이란 말이 화제가 됐다. 국회를 방문한 김종필 전 총리가 “배가 고픈데 무슨 민주주의가 있느냐”고 말한 것이 계기였다. 유교경전인 맹자 양혜왕편에 따르면 중국의 사상가인 맹자는 “백성들이 등 따뜻하고 배부르게 지내면 절로 착해진다”고 했다.

 

흥미롭게도 ‘무항산 무항심’은 현대과학으로도 증명됐다. 미국과 영국의 과학자들은 ‘경제적 가난은 사고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8월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인도 농민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사탕수수 수확 직전 가난했을 때와 수확 직후 풍요로웠을 때의 지능지수(IQ)는 최대 13포인트까지 차이가 났다. 경제적 스트레스는 계산능력은 물론이고 정상적인 사고까지 못하도록 해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가난에 따른 압박감은 두뇌 회전 속도를 늦추고 시야까지 좁아지게 만든다.

 

하지만 ‘무항산 무항심’의 논리는 간혹 논리적 모순(말과 행동의 앞뒤가 서로 일치하지 않음)에 부딪힌다. 특히 연말을 앞둔 요즘 같은 때에 말이다. 돈 많은 사람은 기부와 나눔에 인색한데 오히려 서민들이 남을 위해 쌈짓돈을 터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순을 설명하는 맹자의 또 다른 화두가 바로 측은지심(惻隱之心)이다. 남을 가엾이 여기는 착한 마음이다. 이런 심성은 타고난다. 이 또한 뇌 과학으로 증명이 가능한데, 우리의 뇌 속에는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상황을 자기 것처럼 공감하게 하는 ‘거울뉴런(mirror neuron)’이란 게 선천적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결론은 이렇다. 어려운 이웃을 보고 측은지심을 느껴야 인간이다. 항산(살아갈 수 있는 일정한 재산이나 일)이 없어도 남을 돕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군자(君子)다.

 

동아일보 12월 16일자 문권모 소비자경제부 차장 칼럼

 

정리=김은정 기자 ejkim@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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