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관측사상 최고치인 시속(1시간 동안 가는 거리) 379km의 태풍 ‘하이옌’이 8, 9일 필리핀 중남부를 강타해 필리핀 36개 주에서 428만 명이 목숨을 잃거나 집이 무너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필리핀에 왜 이렇게 강력한 태풍이 불었던 걸까? 하이옌이 초강력 태풍으로 발전한 것은 고온다습(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음)한 필리핀 주변으로 29도에 이르는 높은 온도의 바닷물을 따라 ‘태풍의 길’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물 온도가 높을수록 수증기가 많이 생기고 태풍이 더 잘 발생하는데 특히 하이옌이 이동한 바닷길은 바닷물의 표면뿐만 아니라 깊은 바다까지도 물의 온도가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필리핀이 작은 섬들이 모여 이뤄진 나라라는 점도 태풍 피해가 컸던 이유 중 하나다. 태풍의 세력을 약하게 만드는 높은 산과 같은 ‘방해물’이 별로 없었으며, 바다의 면적이 넓다보니 태풍의 세력을 강력하게 만드는 수증기를 꾸준히 공급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11일 오전 현재, 태풍 주요 피해지역인 필리핀 중부 레이테 섬에 있던 한국인 8명과 연락이 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신 기자 l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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