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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직업 24시] [이 직업 24시]박정자 도시농업활동가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3-07-09 22: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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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텃밭에서 기른 방울토마토 맛은?

[이 직업 24시]박정자 도시농업활동가

박정자 도시농업활동가(가운데)를 만난 서울청담초 5학년 김채린 양(왼쪽)과 서울옥수초 3학년 심규리 양

 

“농약을 안 썼기 때문에 그냥 먹어도 돼요.”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건물 옥상에 있는 옥상정원 ‘홍대텃밭다리’. 이곳에서 도시농부들의 멘토로 활동하는 도시농업활동가 박정자 씨(47)는 자신을 찾아온 어린이동아 독자 김채린(서울 강남구 서울청담초 5학년) 심규리 양(서울 성동구 서울옥수초 3학년)에게 먹어보라며 이곳에서 기른 방울토마토를 건넸다. 도시농부란 도시에서 살면서 집에서 직접 농산물을 재배해 먹는 사람을 일컫는 말.

 

쓱 하고 방울토마토를 옷에 닦은 후 맛을 본 두 어린이는 “농약을 안 써서 그런지 입 안에서 톡하고 터지는 맛이 다르다” “또 먹고 싶다”며 즐거워했다.

 

환경이나 참살이(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시농업이 각광받고 있다. 올해 한국고용정보원이 선정한 ‘미래의 유망직종’으로 도시농업활동가가 뽑혔을 정도. 도시농업활동가는 도시민이 어려움 없이 텃밭을 일구고 주말농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람이다.

 

도시농업 대세인 이유는? ‘힐링’ 덕분

 

이날 김 양과 심 양이 찾아간 홍대텃밭다리는 빌딩 숲이 우거진 도심 속 옥상정원이다. 초등생 동창 모임, 그린디자이너(친환경적 디자인을 하는 사람) 모임, 궁궐지킴이 동호회 등 다양한 모임에 속한 사람들이 수세미, 방울토마토, 옥수수, 허브 등 가지각색 작물을 재배한다.

 

바쁜 현대인 사이에 ‘건강한 삶’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이처럼 도심 속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박 씨는 “요즘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힐링’(healing·치유)이다. 삭막한 도시에서 작물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기른 작물을 먹을 수 있는 도시농업은 사람들에게 힐링이 되기 때문에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도시농업은 시골농업과 무엇이 다른가요?”

 

김 양의 질문에 박 씨는 “사실 별로 다를 것은 없다. 굳이 따지자면 수익을 내기 위해 한두 종류의 작물을 많은 양 재배하는 시골과 달리, 도시에서는 대체로 여러 종류의 작물을 적은 양으로 재배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도시농업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자급자족(자기가 필요한 것을 스스로 만들어 충당함)하는 데 있다.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옥상에 마련된 도심 속 옥상정원 ‘홍대텃밭다리’

햇빛과 바람이 중요해

 

초등생도 도시농부가 될 수 있을까?

 

지난해부터 가족과 함께 주말농장을 운영했다는 심 양은 “아파트에서 작물을 잘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비법을 물었다.

 

박 씨는 “아파트 베란다는 작물이 잘 자라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베란다 유리창을 통해서는 야외처럼 모든 빛이 들어오지 않고 통풍도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박 씨는 “주말농장같이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 하는 것이 좋다”면서 “아파트 베란다에서 꼭 키우고 싶다면 방충망까지 활짝 열어 빛이 잘 들어오게 하고 바람이 잘 통하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흔히 작은 컵이나 상자에 작물을 재배하는 경우가 있어요. 농지에서 키우는 작물은 뿌리가 곧게 뻗어나가지만, 이런 경우에는 식물에 잔뿌리가 엄청 많아져요. 작물이 살기 힘든 환경이라는 의미에요. 지나치게 작은 공간에 작물을 키우는 것은 작물을 고문하는 것과 같으니 명심하세요.”(박 씨)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다

 

홍대텃밭다리를 둘러보며 박 씨에게 작물에 대한 설명을 듣던 어린이들의 얼굴은 더운 날씨 탓에 어느새 땀범벅이 됐다.

 

“오늘처럼 더운 여름에 농사를 지으려면 힘들지 않느냐”는 김 양의 질문에 박 씨는 “김장농사를 하기 위해선 이보다 훨씬 더운 8월에도 땅을 파러 다녀야 한다. 그럴 때면 죽을 맛이다. 그래도 힘든 것은 잠깐이고, 수확할 때가 되면 이만큼 보람찬 일도 없다”면서 웃었다.

 

박 씨는 “도시농업활동가가 되려면 단 열매를 얻기 위해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은 필수”라고 말했다.

 

“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어요. 농부의 관심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죠. 기다리는 시간은 고되지만 내 손으로 작물을 키우다보면 작물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열매를 맺기를 간절하게 기다리며 정성을 쏟게 되지요.”(박 씨)

 

▶글 사진 이비치 기자 qlc@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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