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사이 대사증후군을 앓는 우리나라 청소년은 두 배 가까이 많아진 반면 미국 청소년은 점차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은 서구화된 식생활, 운동 부족 등으로 고혈압, 당뇨, 비만 등 여러 질환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팀은 미국 테네시대와 함께 한국과 미국의 12∼19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 발병 추세를 연구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8년에는 대사증후군을 앓는 청소년이 4%에 그쳤지만 2007년에는 7.8%로 늘었다. 반면 미국은 1988∼1994년 7.3%에 달했지만 2003∼2006년 6.5%로 낮아졌다.

 

이처럼 우리나라 청소년에게 대사증후군이 늘어난 까닭은 뭘까. 지방이 많고 칼로리가 높은 서구식 식사를 많이 하는데다 좀처럼 운동을 하지 않고 책상 앞에 앉아 공부만 하다보니 신체활동이 크게 준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대사증후군이 있는 청소년은 성인이 되면서 심혈관 질환(심장과 주요 동맥에 일어나는 병)의 위험이 커지고 이에 따른 치명적인 합병증(여러 질병에 곁들여 일어나는 다른 질병)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와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햄버거, 피자, 감자튀김, 치킨…. 우리 어린이, 청소년이 좋아하고 즐겨먹는 음식이자 ‘패스트푸드’로 대표되는 미국 음식입니다. 이런 음식을 많이 먹고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대사증후군을 앓게 되지요. 그런데 서구 음식의 본고장인 미국과 우리나라 청소년의 대사증후군 환자의 비율이 최근 역전(서로 뒤바뀜)됐습니다.

 

어린이, 청소년 건강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은 미국은 오래 전부터 학교에서 비만을 유발하는 음식을 퇴출시키고 체육시간을 늘리는 노력을 해왔어요. 미국의 퍼스트레이디(대통령의 부인을 일컫는 말) 미셸 오바마 여사가 나서 “어린이 비만을 물리치자!”고 외치며 기존 급식의 과일과 채소의 양을 두 배로 늘리고 치킨이나 감자튀김, 치즈로 범벅된 과자를 식단에서 빼버렸지요.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학교 주변에서 언제든 열량은 높고 영양가는 낮은 음식을 사먹을 수 있고 운동은커녕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도 자리에 앉아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거나 메신저를 하는 친구들이 많지요.

 

미래를 이끌어 갈 어린이, 청소년의 건강이 우리의 자원이자 경쟁력입니다. 우리나라 어린이, 청소년의 대사증후군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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