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발생한지 일주일 만에 제작진이 “과도한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사과했다.

 

‘정글의 법칙’은 개그맨 김병만과 다른 팀원들이 문명의 혜택이 닿지 않는 오지에 찾아가 생활하는 인기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최근 뉴질랜드 편 촬영을 위해 출국한 배우 박보영의 소속사 대표가 페이스북에 “동물들을 잡아서 근처에 풀어놓는다”는 글을 올린 뒤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제작진은 즉각 해명 글을 올려 “김 대표의 글은 사실무근이다. 정글의 법칙의 모든 내용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출연진이 다녀온 바누아투의 아수르 화산 등 오지가 돈만 내면 체험할 수 있는 관광코스라는 주장이 증거 사진과 함께 인터넷에 퍼지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결국 제작진은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 좀 더 흥미롭게 편집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과도한 욕심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앞으로 과장된 편집을 하거나 과장된 자막을 넣지 않겠다”고 말했다.

 

▶‘리얼 버라이어티’(real variety)란 리얼리티(reality)와 버라이어티(variety)의 합성어입니다. 연애, 결혼생활, 여행 등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연예인들의 실제로 겪는 상황을 보여주는 방송 프로그램입니다.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자연스럽고 꾸밈없는 모습 때문에 시청자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지요. 정글의 법칙이 인기를 끈 이유도 문명 생활을 누리지 않는 원시부족과 함께 극한을 체험하는 연예인들의 생생한 체험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시청자들이 자기가 실제라고 믿었던 모습이 사실은 꾸며진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출연진과 제작진들에게 배신감을 느낀 것입니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란은 ‘정글의 법칙’이 뿐만이 아닙니다. 얼마 전 MBC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에서 가상 아내로 출연한 배우 오연서의 열애설이 불거지며 결국 오연서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일도 있었습니다.

 

예능 방송의 특성상 긴장감과 재미를 위해 약간의 조작이나 연출은 필요하며, 따라서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같은 논란을 막기 위해 제작진은 과장된 자막이나 연출을 피하고, 필요할 경우 특정 촬영 부분이 재연이나 연출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영신 기자 l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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