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쿵푸팬더’의 ‘포’, ‘돌연변이 특공대 닌자거북이’의 ‘미켈란젤로’, ‘마다가스카의 펭귄’의 ‘모트’가 모두 한 사람의 목소리라고? 발랄하고 유쾌한 목소리 연기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빼앗은 엄상현 성우를 만나기 위해 어린이동아 독자인 구여민(서울 영등포구 영문초 4), 박유진(경기 수원시 한일초 3) 양이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로 출동했다. 미래의 성우를 꿈꾸는 두 어린이는 이날 엄 성우를 만나 명품 목소리 연기의 비법을 알아보았다.

 

 

가장 큰 적은 ‘콜록콜록’ 목감기

 

성우는 애니메이션, 외국 영화, 라디오 등에서 목소리 연기를 하는 직업이다. 엄 성우는 “연극, 영화에서 연기하는 배우는 몸짓이나 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성우는 오직 목소리만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배우처럼 화장을 하거나 의상을 준비할 필요는 없지만 목 관리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성우에게 가장 큰 적은 ‘감기’. 그는 “연속으로 방송되는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경우 감기에 걸려 목이 쉬면 곤란하다. 지난 편과 이번 편에 나오는 주인공의 목소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항상 목 건강에 신경 쓴다”고 강조했다.

 

 

용감한 역 연기할 땐 ‘내가 제일 멋져’

 

어린이채널 니켈로디언에서 방송되는 애니메이션 ‘돌연변이 특공대 닌자거북이’의 재간둥이 거북이 ‘미켈란젤로(사진)’, ‘쿵푸팬더’의 팬더 ‘포’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한 엄 성우. 지난해 니켈로디언이 주최한 ‘2012 코리아 키즈 초이스 어워드’에서 어린이들이 뽑은 베스트 성우로 뽑힐 정도로 인기를 얻었지만 처음 성우로 활동할 때는 남자치고는 목소리가 얇아 맡을 수 있는 역할이 한정되어 있었다고. 멋진 남자주인공을 맡고 싶을 때도 그에게 돌아오는 역할은 어린 소년 역이었다.

 

그는 굵은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연습하는 한편 맡은 캐릭터를 열심히 연구해 위기를 극복했다. 예를 들어 용감한 주인공 역을 할 때는 ‘나는 세상에서 제일 멋지다’라고 자신에게 주문을 걸고, 할아버지 역할을 맡았을 때는 ‘내가 나이가 들어서 할아버지가 되면 어떨까’를 상상하면서 진짜 할아버지가 된 것처럼 연기하는 식이다.

 

“만약 목소리 연기를 하는 성우가 자신감이 없으면 듣는 사람들도 불안해져요. 내가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해야 애니메이션을 보는 어린이 친구들이 캐릭터에 빠져들 수 있죠.”(엄 성우)

 

 

초등생도 성우 될 수 있다고?

 

목소리 연기에도 트렌드가 있다. 엄 성우가 말한 최신 트렌드는 ‘자연스러운 목소리 연기’. 엄 성우는 “10년 전만해도 어린이 역할을 대부분 어른이 했었는데 요즘은 자연스러움을 위해 어린이 목소리는 어린이가, 할아버지 목소리는 할아버지가 직접 한다”고 말했다. 초등생도 어린이 성우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성우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그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밝은 성격인 저는 유쾌하고 재밌는 캐릭터 목소리 연기를 가장 잘해요. 목소리에는 그 사람의 성격이 묻어나거든요. 성우가 되고 싶나요? 즐거운 생각을 많이 하고 재미있게 생활하세요. 또 여러분이 보고 듣는 모든 것이 연기로 드러난답니다. 어떤 역할도 잘 소화할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하세요.”(엄 성우)

 

▶글 사진 이비치 기자 qlc@donga.com

▶최민지 대학생인턴기자·숭실대 정보사회학과 3학년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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