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모자 대신 터번 쓴 영국 근위병 등장
앞으로 붉은 제복에 긴 곰털 모자로 유명한 영국 왕실 근위병(궁궐 가까이에서 왕실 가족을 지키는 군인) 가운데 터번(이슬람교나 인도인들이 머리에 둘러 감는 수건)을 쓴 이들을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영국 육군이 병사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터번을 쓰는 것을 허용했다고 2일 보도했다. 이는 평소 터번 착용과 긴 수염 때문에 동료들과 갈등을 겪는 시크교(15세기 인도 북부에서 힌두교와 이슬람교 사상이 융합돼 탄생한 유일신 종교)의 신도인 근위병 자틴더팔 싱 불라르(25)를 고려한 것.
이에 따라 불라르는 앞으로 열리는 근위병 교대식에서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터번을 쓰게 된다. 그는 또 경비와 행진 등 공식행사에서도 터번을 쓰는 것을 허락받았다. 시크교도들은 신앙의 상징인 터번을 공공장소에서도 늘 착용한다.
전통을 중시하는 근위병 원로들은 “곰털 모자는 근위병의 상징이자 전통”이라며 이번 결정을 비판했다. 하지만 영국 국방부는 “영국군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어동이: 터번을 쓴 영국 근위병이라니…. 상상이 안가.
어솜이: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해 준거지. 민주주의 사회는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해. 그러기 위해서는 종교, 문화, 가치관 등 신앙이나 신념의 차이를 인정해주어야 하지.
어동이: 하지만 곰털 모자는 200여 년간 근위병의 상징이자 자존심이었어. 전통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구성원들이 공동체 의식을 느끼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 아무리 종교적인 이유라도 영국 근위병이 되기로 마음먹었으면 그 전통을 따라야 하는 것 아닐까?
어솜이: 단 1명의 생각과 가치관이라도 존중받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 아닐까? 가난하거나 소수 민족의 문화라고 해서 바꿀 것을 강요하는 것은 ‘가난하고 힘없는 나라의 문화는 부유하고 강한 나라의 문화보다 보잘것없다’는 편견(한쪽에 치우친 생각)이야.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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