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나쁘면 오히려 잘 팔려요”
경기침체(경제사정이 안 좋아지는 것)가 오랫동안 이어지는 가운데 ‘옛날’ 요구르트와 소시지가 다시 잘 팔리는 희한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형마트에서 추억의 제품인 65㎖ 유산균 요구르트와 함께 계란 옷을 입혀 부쳐 먹는 분홍색 기다란 소시지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는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들 장수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롯데마트가 올 1월부터 이달까지 요구르트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옛날 요구르트’라 불리는 65㎖ 유산균 요구르트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6.1% 늘었다. 반면 마시는 발효유 요구르트는 판매량이 5.1% 증가하는데 그쳤고, 떠먹는 요구르트는 오히려 3.2% 감소했다.
햄·소시지류 중에서는 분홍색 ‘옛날 소시지’의 판매량만 늘고 있다. 롯데마트가 올 1월부터 이달까지 햄·소시지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옛날 소시지는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59.1%나 늘었다. 반면 후랑크소시지(-3.8%), 간식용 소시지(-9.4%), 햄(-3.3%), 베이컨(-2.1%) 등은 판매량이 줄었다.
▶옛날 요구르트와 소시지는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성장하기 전인 1970년대부터 판매됐습니다. 오랜 세월 저렴한 가격을 유지해 서민들의 간식과 반찬거리로 인기가 높았어요. 다시 경기가 나빠지자 사람들은 비싸고 고급스러운 식품보다는 어려운 옛 시절에 즐겨먹었던 저렴한 식품을 다시 찾는 것이지요.
이렇게 경기가 나쁠 때 판매량이 오히려 늘어나는 음식에는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막대형 아이스바가 있습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컵이나 콘 형태의 비싼 아이스크림이 많이 팔리지만, 경기가 안 좋으면 상대적으로 값이 싼 막대형 아이스바가 인기를 끄는 것이지요.
라면과 만두의 판매량도 늘어납니다. 휴일에 외식을 하는 대신 집에서 라면을 끓여먹거나 만두를 해먹는 가정이 늘어나기 때문이지요. 또 한우 대신 수입 쇠고기를 사는 사람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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