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Science & IT]승리의 순간 공격적인 표정 짓는 이유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2-09-11 23:28:41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승리감 먼저, 자랑스러움은 나중

“한국 유도 남자 81kg급 김재범 선수. 금메달, 금메달입니다∼!”

 

김재범 선수가 지난 런던올림픽 유도 결승전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후 어떤 표정과 동작을 취했는지 잠시 기억을 떠올려보자. 기뻐서 환하게 웃는 표정? 자랑스럽고 흐뭇한 표정? 감격스러워서 우는 표정?

 

아니다. 오히려 찡그리는 공격적인 표정이다. 어깨가 올라가고, 두 주먹을 꽉 쥐며, 표정을 잔뜩 찡그린 뒤 입을 크게 벌리고 소리를 질렀다. 금메달을 따 기쁠 텐데 왜 잔뜩 찡그린 표정이 나오는 걸까?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주립대 데이비드 마쓰모토 교수는 국제학술지 ‘진화와 인간행동’에 발표한 연구내용에서 ‘인간은 승리 직후에 승리감(Triumph)을 표현하는 표정을 짓는데, 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기쁨의 표정과는 다르다. 오히려 공격적인 표정“이라고 설명했다.

 

공격적 표정의 비밀, 대뇌 변연계

 

승리하는 순간 인간의 뇌에서는 감정 및 공격성을 담당하는 대뇌의 변연계가 가장 먼저 반응한다. 경기 도중 상대를 공격하면서 이미 이 부분이 크게 활성화되어있기 때문이다. 결국 경기에 승리한 선수는 경기가 끝나도 약 4초 동안은 마치 맹수가 울부짖듯 포효하면서 승리감에서 오는 공격적인 표정과 동작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후 자랑스러움(Pride)에 넘치는 미소를 짓기까지는 12초가 더 걸린다. 사고력과 기억력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에서 논리적인 판단을 거쳐 ‘아, 자랑스러운 상황이다. 기쁜 표정을 지어라’라고 몸에 명령을 내리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승리감’과 ‘자랑스러움’의 표정, 만국의 공통어

 

그렇다면 사람들은 소속 국가나 인종에 관계없이 ‘승리감’과 ‘자랑스러움’의 표정을 똑같이 느끼고 구분할까?

 

마쓰모토 교수 연구팀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유도 경기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17개국 선수 21명의 사진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한국인과 미국인들을 실험에 참여시킨 뒤 메달을 딴 선수들의 다양한 표정이 담긴 47장의 사진을 보여준 것. 그리고 이들에게 “사진 속 선수들의 표정이 ‘승리감’의 표정인지, 아니면 ‘자랑스러움’에서 나오는 표정인지를 구분해보라고 주문했다.

 

당초 마쓰모토 교수는 한국인들은 미국인들보다 계급적인 문화가 강하고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에 표정을 짓는 방식과 남의 표정을 인식하는 방식도 한국인과 미국인이 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실험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한국인과 미국인이 모두 경기에 이긴 직후 선수가 짓는 공격적인 표정을 두고 “이것은 자랑스러움의 표현이 아니라 승리감의 표현이다”라고 분류한 것. 한국인과 미국인 모두 팔을 어깨 위로 올리고, 주먹을 꽉 쥐며, 얼굴을 찡그리거나 입을 벌려 소리를 지르는 행동을 ‘승리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두 팔을 내리고 손을 편 채 고개를 뒤로 젖히고 미소를 보이는 모습은 ‘자랑스러움의 표현’이라고 인식했다.

 

마쓰모토 교수는 “자랑스러움이라는 감정을 표현하려면 자기 스스로의 이성적 평가를 거쳐야 하므로 즉각적으로 기쁨의 표정을 지을 때와는 달리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은정 기자 ejkim@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한미약품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