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층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오!”
영국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자(27)가 아프가니스탄 전투 부대에 파견됐다.
영국 국방부는 아파치 헬기(공격용으로 쓰이는 최첨단 헬리콥터) 조종사로 군 복무 중인 해리 왕자가 전투 임무 수행을 위해 4개월 일정으로 아프가니스탄 부대에 파견됐다고 7일 발표했다.
해리 왕자는 6일 아프가니스탄 헬만드주 배스티언 캠프에 동료 대원 100여 명과 함께 도착했으며, 곧바로 탈레반 무장 세력을 상대로 한 전투 임무에 투입될 예정이다.
해리 왕자는 2007년에도 10주간 일정으로 아프가니스탄 전투에 참여했으나 임무 수행 중 파병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안전상의 이유로 일찍 철수한 바 있다.
영국 왕실의 일원이 전투 현장에 투입된 것은 해리 왕자뿐만이 아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도 1982년 포클랜드 전쟁(남아메리카대륙의 동남단, 아르헨티나의 대륙부에서 약 500km 떨어진 남대서양의 작은 섬인 포클랜드의 영유권을 둘러싼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분쟁)에 참전한 적이 있다.
▶여러분 안녕. 내 이름은 세바스찬, 영국의 귀족이지. 에헴.
해리 왕자가 전투 부대에 파견됐다는 말을 듣고 많이 놀랐지? 하지만 걱정 마. 옛날부터 서구 여러 나라에서는 전쟁 등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귀족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싸움터에 앞장서면서 사람들의 모범이 되어왔어.
흔히 지도층의 이러한 정신을 두고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고 하는데, 이는 프랑스어로 ‘사회지도층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해. 즉 귀족으로 정당하게 대접받기 위해서는 ‘명예(노블리스)’ 만큼 ‘의무(오블리주)’를 다해야 한다는 말!
로마제국이 2000년 역사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귀족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주 때문이었어. 전쟁이 나면 귀족들이 앞 다퉈 재산을 내놓았고, 자신은 물론 자식들을 전쟁터로 내보냈단다. 이와 같은 전통이 영국 등 유럽은 물론 미국에도 이어진 것이야.
앤드루 카네기, 록펠러, 빌 게이츠 등 미국 부자들의 자선 기부문화도 이런 전통을 물려받은 것으로 이해하면 돼. 사회에 부를 환원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려는 이들의 마음, 해리 왕자만큼이나 멋지지?
▶손민지 기자 minji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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