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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캡틴박의 성장멘토링]재미없던 꼬마 주장에서 좋은 리더로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2-09-10 12: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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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박의 성장멘토링]재미없던 꼬마 주장에서 좋은 리더로

사람들은 나를 ‘캡틴 박’이라고 불러. 왼쪽 팔에 주장 완장을 두르고 경기장을 누비던 모습을 보고 팬들이 지어 준 별명이야. 국가대표 팀의 주장으로 활약했지만 사실 나는 어렸을 때 리더로서의 자질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어. 오히려 앞에 나서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성적인 성격이었지.

그런 내가 딱 한 번 축구부 주장을 맡은 적이 있어. 초등 6학년 때였는데 당시 김철수 코치님이 작은 체구에 남들보다 몇 배 부지런히 뛰는 나를 좋게 봐 주셨던 거야. 하지만 나는 아이들에게 썩 좋은 주장은 아니었던 것 같아. 선수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선생님의 지시를 100% 따르는 고지식한 주장이었거든.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

“주장, 애들 데리고 목욕탕 갔다 와라.”

선생님께 사정이 생겨서 내가 대신 아이들을 인솔하게 되었어. 훈련도 끝났겠다, 모처럼 선생님도 없겠다, 아이들은 잔뜩 들떠있었지. 하지만 내 임무는 아이들을 무사히 목욕탕까지 인솔하는 것.

“주장, 나 문방구에 잠깐 들렀다 갈게. 사야 할 준비물이 있어.” “안 돼.”

“에이∼, 금방 갔다 온다니까.” “글쎄, 안된다니까.”

“목말라. 음료수 사 가지고 갈게.” “안 돼!”

“왜애?”

“너희들 봐주면 다른 아이들도 다 봐줘야 한단 말이야. 야, 오락도 하지 마. 선생님이 곧바로 목욕탕으로 가라고 했단 말이야.”

“에이. 지가 주장이면 다야?”

아이들은 뒤에서 수군거리면서 원망의 눈초리로 나를 째려보았어. 자기들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않고, 선생님 입장에서만 일을 완수하려는 주장이 얼마나 미웠을까. 그래도 다행인 건 내가 주장을 맡고 있던 해에 세류초가 대회에 나가서 준우승을 차지했다는 거야.

그러다 어느덧 2008년에 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팀의 주장을 맡게 되었어. 항상 선수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건의 사항이 있으면 코칭스태프에게 바로 전달하려고 노력했어. 이쯤 되면 나도 썩 괜찮은 주장이지 않았을까?

 

 

※ 생생멘토링

저는 어렸을 때부터 축구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철저하게 지키려고 노력해왔어요. 그러다 보니 다른 친구들에 비해 참 재미없는 학창시절을 보냈어요. 하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축구에만 집중하고자 했던 나의 소신은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좋은 리더는 다른 사람을 이끌기 전에 우선 자기 자신을 이끌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선택이 때로는 다수가 따르는 방향과 다를 수도 있지만, 이루고자 하는 것이 분명한 사람은 흔들리지 않고 소신껏 행동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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